외인 1.1조 매물 '폭탄'에 코스피 2000선도 위태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권화순 기자 | 2011.02.10 17:09

(종합)외인 순매도 규모 역대 3위..신흥시장 이탈에 금통위 불안 더해져

1조원이 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폭탄'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대로 크게 밀렸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7.08포인트(1.81%) 급락한 2008.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3일 1996.59를 기록한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8.10원 오른 1117.00원으로 마감, 이틀째 올랐다.

◇외인 매도+옵션만기 부담..2000선 겨우 지켜
해외 증시가 하락한데다 옵션만기일에 대한 경계감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이 지수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장중 한때 매수 우위로 반전하기도 했지만 장 막판 4500억원 가량의 매물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지수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였다.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강도높은 매도세를 보인 끝에 총 1조99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11옵션만기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고 역대 3위다.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업종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에 대응, 자문형 랩으로 추정되는 개인이 8030억원, 우정사업부 등 국가기관단체인 기타계가 1778억원, 기관이 1158억원 '사자' 우위에 나섰지만 방향을 틀기엔 역부족이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설업이 비수기와 금리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3% 넘게 급락했고은행주, 증권주, 기계, 전기전가, 유통업, 화학 등이 2~3% 가량 떨어졌다.

시총 상위 종목 중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50% 하락한 93만6000원으로 고전했고,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윤증현 장관의 시장구조 개선 언급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신한지주, KB금융 등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고 LG화학, 한국전력, LG전자도 내렸다. 반면 포스코는 제2인도제철소 건립 추진 보도가 나온 가운데 0.52% 올라 하락 하루만에 소폭 반등했다.

상한가 2개를 포함 224개가 올랐고, 하한가 없이 598개가 내렸다. 시가총액은 1115조6672억원으로 전날(1137조4760억원)보다 21조 넘게 증발했다.

◇외국인, 순매도 왜?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금통위 금리결정이 임박하면서 매물을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1일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뿐 아니라 인도, 태국, 대만 등 이머징 국가에서 발을 빼고 있다"면서 "여기에 금통위를 앞두고 있다는 부담감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머징 국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려과 이에 따른 긴축 우려감이 확산돼 있는 것과 달리 선진국 시장의 경우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금리정책 역시 여전히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정책리스크가 낮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8일 중국의 금리인상 이후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의 금리인상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의 전격 금리인상 이후 대만, 한국, 인도 등이 줄줄이 금리를 인상했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 오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전기전자나 석유화학 업종 등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환차익을 기대하고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들이 많았지만 최근 원/달러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하면서 환차익 기대감이 줄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도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외인 자금이탈, 언제까지?
증시관계자들은 글로벌 자금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도 외국인들이 아시아 신흥시장 전반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긴축 부담을 갖고 있는 데 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이머징 국가 내에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안정되고 시장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아 매도세가 강도높게 진행되거나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는 중국 금리인상이 단행되고 금통위가 열리는 이번주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 흐름이 이머징시장에 불리하긴 하지만 인도, 태국 등과 국내 증시는 차별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이번 조정의 1차 지지선으로 예상됐던 60일 이동평균선(2020선)을 뚫고 내려온 만큼 상징적 지수대인 2000선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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