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 고용시장 개선돼도 양적완화는 지속 전망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2.08 10:09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혼란스러웠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3만6000개 느는데 그쳐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의 5분의 1에 불과했지만 실업률은 9.0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실망스러운 일자리 증가 속도와 혼란스러운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회복이 뚜렷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올해말 실업률 전망치를 9.0%에서 8.6%로 대폭 낮췄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도 8.3%에서 8.0%로 하향 조정했다.

일자리가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1월에는 폭설 때문에 일을 포기한 근로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86만6000명의 근로자들이 눈 때문에 일을 하러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구직 포기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지만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업률 하락이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고 있다.

도쿄-미쓰비시 뱅크의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러프키는 "폭설로 인한 구직 포기자는 80만명 수준"이라며 "일자리수 증가가 제한됐던 것은 이 때문이지만 실업률 하락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쨌든 고용시장은 상당히 빠르고 의미 있게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프키는 "실업률이 1월말에 9.0%였다면 올해말에 8%로 낮아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러프키는 현재 올해말 실업률이 8.2%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매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지수가 예상을 웃돌며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난 점도 경기 낙관론을 지피는 재료다. 특히 1월 ISM 제조업지수가 60.8로 나온데 대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를 가능하게 하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피어폰트 증권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1분기 GDP 성장률을 4.7%로 전망하는데 실제 GDP 성장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일자리수를 제외하면 폭설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신호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판매나 소매점 판매는 일자리수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일자리수가 급증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탠리는 일자리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구직자가 증가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리는 올해말 실업률을 8.5%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개선된다 해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 완화적 정책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피어폰트 증권의 스탠리는 "실업률이 9.8%로 낮아졌을 때도 FRB가 양적 완화를 중단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실업률이 1월에 9.0%였고 올해말 8.5%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은 이런 점에서 의미 있지만 FRB가 양적 완화를 중단해야 하는 실업률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실업률이 낮아진다고 FRB의 정책적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2013년 이전에 기준금리가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채권시장은 이러한 FRB의 정책적 의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FRB가 국채 매입을 계속하고 있는 중에도 지난 6거래일 동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674%로 10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제프리즈의 국채 전략가인 존 스피넬로는 "시장은 FRB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2012년까지는 FRB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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