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전망, 동결-인상 팽팽

더벨 한희연 기자 | 2011.02.08 07:17

[통화정책 설문]①1월 소비자물가 4.1% 상승, 연속 금리인상 명분될까 주목

더벨|이 기사는 02월07일(07: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전문가별 의견은 'thebell'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놀랐을까. 2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폐기하고 인상으로 돌아선 전문가들이 빠르게 늘었다. 한 달 전 까지만 해도 동결 전망이 압도적인 우세였지만 이제는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하다.

더벨이 7일 국내외 금융회사의 경제 및 채권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11명이 2월 기준금리 동결을, 8명이 인상을 전망했다.

1월 금통위 직후인 지난달 18일 설문조사에서 2월 인상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 1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4.1%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컨센서스 대비 높게 발표되자, 2월 금통위에서 이에 대처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 동결전망, "물가 우려되지만 두 달 연속 인상은 어려울 것"

두 달 연속 인상은 한은에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란 분석은 동결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월 금리인상이 정부의 광범위한 물가 대책에 대한 공조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때 연속 금리 인상보다는 미시적인 정책 대응을 꾀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물가 상승에 구제역과 한파라는 특수상황이 다소 가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동결 전망의 근거로 나오고 있다. 게다가 가파른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에 빚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소비자물가 4%는 연초 한파와 구제역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금통위의 성향 △시그널링 문제 △현재 글로벌 인플레 환경에서 국내의 독자적인 역량 발휘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2월 인상론은 다소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김일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급하게 올린다고 해서 잡힐 물가도 아니고, 오히려 급하게 올리는 것은 금리인상이 늦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거나 또는 한국은행이 여론이나 정치에 밀려서 금리인상에 나서는 모양이 된다"며 "그보다는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물가는 잡힐 것이고, 다만 시차가 있을 뿐이며 지난달의 인상효과를 보고 간다'는 언급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의 전 방위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가계 부채 부담 등 너무 빠른 금리 인상의 부작용도 염두에 둘 것"이라며 "지난 1월 금통위가 만장일치가 아니었으므로 금통위 내부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이견을 나타내는 것이며 금리 정책보다는 환율 정책, 전세 등 정부 대책을 통한 정책 대응이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인상, "물가와의 전쟁 상황...징검다리 인상을 고려할 여유 없어"

2월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물가'에 대한 우려 수준을 한층 높게 보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1%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0±1.0%보다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 1월 금통위로 한은의 정책 방향이 경기에서 물가로 확실히 선회했다고 보고 있다.

1월에 나온 4.1%의 상승률은 2월, 3월에는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 당국자는 이를 제어하고자 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연속 금리인상을 부담스러워 하는 등 여유를 부릴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1년 1분기 중 CPI가 고점을 형성하는 가운데 선제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을 위해 연속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물가가 4.6%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고 싶을 것"며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이 전월비 0.6%, 전년동월비 2.6%까지 올라오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을 신선식품 가격상승 만으로 매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물가상승세가 빨라지고 있으며, 1월 금통위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금은 말 그대로 물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초반에 승기를 잡지 않으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고, 상반기 내내 물가상승률이 4%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한은이 징검다리 인상에 나설만한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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