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만 벌자'던 장병규 뚝심 '1000억 대박'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11.02.11 06:40

네오위즈·첫눈 창업자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벤처투자자로 인생 2막 열어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이사회 의장 및 본엔젤스 대표.
"처음에는 딱 10억원을 벌고 싶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23세의 한 청년은 KAIST 박사과정을 밟다가 친구들과 모여 네오위즈라는 인터넷업체를 창업한다. 청년의 당시 목표는 10억원을 버는 것이었다. 10억원만 있으면 '부자'가 될 것 같아서다. 그로부터 4년 뒤 청년은 세상과 담을 쌓고 일에만 매진한 덕분에 '10억원'을 거머쥘 수 있었다. 청년이 창업한 네오위즈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것이다.
 
굴곡도 있었다. 2002년 갑자기 입영통지서가 날아왔다. 병역특례가 취소되면서 남들은 한번 가는 군데를 두번이나 가게 됐다. 군대에서도 그의 '개발자의 끼'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현역 근무를 하면서 틈틈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국방부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것이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제대한 다음 검색업체 '첫눈'을 창업했다. 첫눈은 2006년 NHN에 35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10억원을 벌고 싶다던 청년 개발자는 15년 만에 1000억원대 자산가로 당당히 섰다.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이사회 의장 겸 본엔젤스 대표(38·사진)의 이야기다. 장 대표는 국내 벤처업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테라'의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테라'의 가능성만 보고 2007년 게임개발사 블루홀스튜디오를 창업했다. 신생 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가 400억원 이상 투입된 게임을 개발한 것도 장 대표라는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 대표는 "'테라'의 경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는 정도로 생각한다"며 "좋은 게임이 나오면 관련된 시장은 계속 열릴 것이기 때문에 블루홀스튜디오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명가라는 비전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요즘 '테라'를 열심히 즐기면서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지낸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장 대표는 2006년 첫눈을 매각할 당시 본인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30%를 직원들에게 나눠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려 10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장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장 대표는 지난해 본엔젤스라는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탈을 창업했다. 사업 초기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업체에 금전적인 투자뿐 아니라 법무·회계·홍보업무를 도와주는 일이다. 장 대표는 본엔젤스를 설립하기 전부터 미투데이, 윙버스 등 12개 회사에 총 24억원을 투자했다. 본엔젤스를 설립한 후에도 게임·교육업체 등에 투자했다.
 
장 대표는 "사람들이 왜 벤처일을 계속 하느냐고 묻는데 벤처는 대중적인 삶과 동떨어진 뭔가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팀워크를 통해 얻는 희열감과 성취감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마트폰붐을 등에 업고 활발히 창업에 나선 사람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성공을 이루려는 창업자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투자를 피하게 된다"며 "투자를 할 때도 결국 사람을 보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상호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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