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7조 유출..자금 이머징 대탈출 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2.05 10:19

물가상승+이집트 사태 도화선…경기 과열 우려도 한 몫

인플레이션 우려에 이집트 정정 불안이 겹치며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한주간 이머징마켓 주식펀드에서 70억달러(한화 7조819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식료품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중동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한 이래 최대 규모다.


이머징마켓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리스크가 부각된데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이머징마켓에서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은 지난해 950억달러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최대 투자 테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선진국 증시에서 가치를 발견하면서 이머징마켓의 강세도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펀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EPFR의 글로벌마켓 애널리스트인 캐머론 브랜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가치주를 찾자는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선진국으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브랜트는 "투자지역을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으로 교체할지 어떨지 고민하던 투자자들에게 이집트의 정정 불안은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머징마켓 증시는 올들어 거의 3% 가까이 떨어졌다. 이 가운데 인도 증시는 11% 하락하며 주요 증시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순유출 직전까지 이머징마켓 주식펀드의 규모는 거의 7200억달러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선진국 주식펀드는 지난주 66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이며 5주 연속 순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주식 전략 대표인 로버트 버클랜드는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증시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픽텟 자산관리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를 운용하는 올리버 벨은 "이집트에서 정치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주일 전보다 투자자들의 걱정은 많이 잦아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이집트 사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누구나 해법을 알고 있다"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떠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료품과 원자재를 중심으로 물가상승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고 이머징마켓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걱정거리다.

인도네시아는 4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 인도, 브라질, 한국 등 이머징마켓의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20억달러의 자금 중 3분의 1을 이머징마켓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매니저 트리스탄 핸슨은 "인플레이션은 이미 이머징마켓의 주요 이슈로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으며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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