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석해균 선장, "좋아서"라며 눈물

머니투데이 수원(경기)=김상희, 최경민, 변휘 기자 | 2011.02.03 13:52

(종합) 3일 오전 10시쯤 의식회복..가족에게 미소로 화답

3일 오전 8시32분 아주대병원, 문봉기 마취통증의학과장 등 의료진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기관 내 튜브를 제거했다. 그 순간 석 선장의 얼굴을 움찔하며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문 과장은 "선장님, 눈 떠보세요"라며 "왜 웃으세요?"라고 물었다.

"좋아서···"

'아덴만 여명작전' 영웅, 석 선장이 눈물을 흘리며 건넨 첫 마디였다. 그의 눈앞에는 "여기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오전 석 선장의 몸상태가 크게 호전된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스스로 호흡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문 과장의 주도 아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혈압은 140mmHg, 이완기 혈압은 90mmHg, 맥박은 100회로 정상치에 근접했다. 체온은 38도로 다소 고열이었다. 다만 혈소판 수치도 정상 수준을 되찾으며 회복세를 보였다.

잠시 후 오전 9시쯤에는 의료진이 보호자를 불러 면담을 시켰다. 의료진에 따르면, 부인과 둘째 아들이 이름을 부르자 석 선장은 미소를 보였으며 "아버지"라고 부르자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석 선장은 아직 의식이 명료한 상태는 아니었다. 의료진은 신경학적 검사를 위해 "눈을 뜨세요, 손가락을 보세요"의 대화를 건넸고 석 선장은 대부분 따라할 수 있었다.

의료진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쯤 진행된 브리핑에서 "현재 가족을 알아볼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족을 보고 미소지었다"면서도 "아직 통증 때문에 마취약을 투여해서 의식이 가물가물한 상태"라고 말했다. 면회한 가족들도 감격이 북받쳐 오른 탓에 쉽게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또 "내일과 모레쯤 뇌 CT촬영을 계획 중"이라며 "지금가지는 생명을 구하는데 주력해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미뤄뒀지만 이제는 뇌기능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대화가 되려면 적어도 내일은 되야 한다. 진통제에 의해 약간 혼란상태"라며 "진통제 양을 줄여야 하지만 아직은 통증이 심해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충분한 호흡과 정확하게 의식이 회복되는 것이 취우선"이라며 "이후 총상에 따른 정형외과 치료 등 여러 차례 수술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상태를 감안하면 정확한 일정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르면 다음주 부터 시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조심해야 하는 것은 호흡 기능에 문제가 생겨 폐에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식회복 후에도 석 선장이 당장 수사기관 협조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자가 호흡만 가능할 뿐, 아직도 부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의료진은 "기관튜브 제거 후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관찰 결과 잘 적응 중이다, 아직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고비는 넘겼다는 것은 의료진 모두가 동의한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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