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개헌' 전면에…국회 논의 급물살 탈까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1.02.01 13:30

(상보)[개헌]"금년이 적절, 국회에서 논의해달라"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전국에 생방송된 좌담회에서 "국회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헌 논의는) 금년이 적절하다"라면서 조항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직접 거론했다.

그간 여권 일부 관계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개헌 행보에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가세함에 따라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선거구제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영남에서도 야당 의원이 나오고 호남에서도 여당 의원이 나와서 지역을 대표해야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겠냐"며 "그래서 선거구제를 바꾸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가) 완전히 디지털 시대가 됐다. 스마트시대에 맞는 헌법으로 개정하자는 것"이라며 "남녀 동등, 기후변화에 관한 문제, 남북관련 문제, 이런 것에 대한 헌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언급은 '정략적 의도를 갖고 개헌을 들고 나왔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간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계속돼 왔지만 여당 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의 반대로 당론조차 확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개헌하면 누구에게 유·불리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그런 요소가 있으면 빼야한다"고 강조했다. .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섬에 따라 여권은 설 연휴 이후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에 개헌 특위 설치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설 연휴 이후로 계획 중인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직접 여야 지도부에 개헌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당내 친박계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언제는 개헌 얘기를 하지 않으셨나. 오늘 얘기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야당은 개헌 제안에는 집권 후반기 국정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며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결국 행정구역개편, 선거구제개편을 언급하면서 여당의 대권후보를 무력화시키고 레임덕을 선거구제개편을 통해 막아보겠다는 것"이라며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정치권을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개헌 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여당 내에서 일고 있는 당·청관계 재정립 요구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 그런 것에 너무 좌우돼 일을 해서는 안된다"며 선을 그었다. 예산안 처리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는 야당의 요구에는 "조그만 것도 대통령 사과하라 그런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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