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중동, 이집트 같은 시위 가능성 낮아"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2.01 10:20

유가 급등, 과민한 반응

이집트에서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를 이유로 국제유가가 2년 4개월만에 최고치로 급등했지만 이는 과민한 반응이라고 CNN머니가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집트는 산유국이긴 하지만 석유 수출국이 아니다. 다만 석유 물류에서는 중요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석유는 180만배럴로 전체 석유 공급량의 2%, 이집트를 거쳐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메드 송유관을 통해 운송되는 석유는 하루 200만 배럴로 전체 석유 공급량의 2.5% 남짓이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로 근로자들이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에서 업무를 진행하지 못할 수 있고 이 결과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CNN머니는 단기적인 석유 공급 부족에 대처할만한 비축량은 세계적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금 트레이더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이집트의 정정 불안으로 수에즈 운하나 수메드 송유관 가동이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라 사회 불안이 중동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동에서 매일 생산되는 원유는 2000만배럴로 전세계 공급량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800만배럴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나온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대부분 아시아에 공급된다. 미국의 경우 하루에 약 100만배럴, 전체 수입량의 9% 가량만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공급 받는다.

이외에 이란이 하루에 2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와 아랍 에미리트의 원유 생산량도 비슷한 규모다. 이라크는 하루에 18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어 중동 산유국 가운데서는 수출량 순위가 밀린다.


하지만 중동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사우디 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등 중동 다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집트와 다른 중동 산유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석유 애널리스트인 그렉 프리디는 중동 산유국들은 이집트보다 더 부유하고 일자리도 많으며 국민들이 만족할만큼 수준 높은 사회보장제도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석유 시추시설과 운송시설도 사람들이 모이는 도심에서 많이 떨어진 외딴 곳에 위치해 잘 보호되고 있고 이 곳의 시설을 가동하는데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정정 불안으로 근로자들이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 원유 생산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걱정 자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프리디는 “원유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시장 반응은 과민한 것”이라며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시위 때문에 사업에 차질을 빚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PFC에너지의 석유 애널리스트인 폴 토세티도 이집트와 다른 중동 국가의 상황은 다르다며 이집트의 사회 불안이 중동 석유 수출국으로 확산될만한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페하이머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파델 하이티는 세상이 언제나 보여지는 그대로는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며 “2주일 전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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