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슈미트가 잡스 후계자?..못말리는 월가 루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1.27 15:54
구글 최고경영자(CEO)직을 창업주의 한 사람인 래리 페이지에 넘겨주는 에릭 슈미트의 거취에 대한 다양한 루머들이 실리콘밸리와 월가에 떠돌고 있다.

구글은 슈미트가 회장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벤처업계의 호사가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런 루머 가운데는 병가를 떠난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슈미트가 애플의 CEO가 될 것이란 내용도 있었다.


엄연히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 잡스의 공백을 메우고 있음에도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슈미트가 차기 애플의 CEO가 될 것이란 소문이 퍼졌고 급기야 경영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는 이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시장을 둘러싸고 각각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개와 고양이 같은 관계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켓워치의 기술 담당 칼럼니스트인 테레스 폴레티는 당치 않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폴레티는 27일 돈이란 관점에서 볼 때 슈미트가 구글을 떠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슈미트는 최근 4년 후에 행사할 수 있는 1억달러 규모의 구글 주식과 스톡옵션을 받았다. 슈미트로선 지금까지 받은 주식까지 합하면 돈 문제 때문에라도 구글에 남아 일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이번주초 슈미트는 독일에서 열린 ‘디지털-라이프-디자인’ 컨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며 구글에서 10년은 더 있게 될 것 같고 밝혔다. 아울러 회장으로서 자신이 정부 관료나 의원들을 만나야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애플이 슈미트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슈미트는 구글 CEO로 있으면서 애플의 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면서 애플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이해 상충 문제 때문에 애플 이사로서 슈미트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의 애널리스트인 로저 케이는 슈미트가 애플에 그리 달갑지 않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시기에 잡스와 슈미트의 관계가 틀어졌을 것”이라며 “애플 입장에서 보면 슈미트는 자기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너무 오래 애플 이사회에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케이는 “일단 애플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그 사람은 절대 애플로 돌아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글도 전 CEO인 슈미트가 핵심 경쟁사인 애플로 자리를 옮긴다면 회사 기밀 보장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 포스트에는 슈미트가 CNN방송의 앵커로 데뷔하기를 원한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슈미트가 CNN의 60분짜리 프로그램 ‘파커 스피처(Parker Spitzer)’의 PD 리자 맥궈크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고 자문을 구했다는 것이다. 슈미트는 토크쇼 진행을 원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구글이 정계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글드(Gooled):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이란 책의 저자인 켄 올레타와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존 C. 드보락은 이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드보락은 슈미트가 오바마 행정부에 발탁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요트를 제작하거나 기부활동을 하거나 책을 쓰는 것도 물러난 CEO들이 취미로 하는 일이다. 슈미트 역시 이런 취미를 즐길 수는 있겠지만 애플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일이라고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폴레티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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