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한' 최경환, 전력난 해결 못하고 여의도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1.01.27 11:04

일반인이 뽑은 일 잘 하는 장관..전력난 속 절약만 외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1년4개월 만에 다시 '정치인 최경환'으로 돌아갔다. 최 장관은 27일 오전 10시 이임식을 끝으로 과천에서 여의도로 떠났다.

지난 2009년 9월 재선 국회의원이었던 최 장관은 지경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이명박 대통령 집권 2기 내각에 들어왔다.

지경부 안팎에서는 최 전 장관이 재임 기간 동안 실물경제 정책을 주관하는 부처 수장으로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비롯해 에너지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7번 동행한 것을 포함, 모두 17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지경부에 따르면 최 전 장관이 그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약 18만㎞. 지구를 4바퀴 반 돈 것과 같고 비행시간은 230시간에 달한다. 미국, 중국, 터키, 멕시코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지원했다.

그는 또 산업 연구개발(R&D)을 체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단장을 영입해 해외 스타급 연구진 자문단을 만들어 우리나라 R&D의 기반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엔 국민들이 '일 잘하는 장관'으로 뽑아주기도 했다. 청와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 정책 종합평가' 여론조사에서 최 전 장관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올 겨울 계속된 한파로 인해 발생한 전력대란 탓에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그가 장관으로 있던 시기에 7차례(2009년 12월18일 6680만kW, 2010년 1월13일 6896만kW, 2010년 8월20일 6989만kW, 2010년 12월15일 7131만kW, 2011년 1월7일 7142만kW, 2011년 1월10일 7184만kW, 2011년 1월17일 7314만kW)나 하루 최대 전력수요 사상 최대치가 경신됐다. 예비전력이 400만∼500만kW밖에 되지 않자 일각에선 '정전사태'를 우려하기도 했다. 전력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기요금 현실화 등 나름의 대책이 요구됐지만, 그는 '물가안정'이라는 대의 앞에 별다른 대책 없이 '전기절약'만 외쳤다.

지경부 핵심 관계자는 "최 전 장관은 그동안 실무 책임자들에게 권한을 많이 부여해 현장에서 일이 빨리 진행되도록 하는 등 일 잘하는 장관의 면모를 보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전력난 문제로 비판을 받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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