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가 땅값 불안 주범?…하남·광명 '급등'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01.31 07:02

[수도권 땅값 왜 오르나 했더니…]하남 2년새 8.66% 뛰어…고양·시흥도 들썩

경기 하남, 광명, 고양 등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 땅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다. 보금자리지구에 포함된 토지 주인들이 인근 지역으로 대토를 찾아 나서면서 매물 품귀, 땅값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1일 국토해양부와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2009∼2010년 2년간 경기 하남시의 땅값은 8.66% 올라 전국에서 지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5월 하남 미사지구가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된 이후 땅값이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2009년 3.72%, 지난해 4.76% 뛰는 등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인 2009∼2010년 전국의 땅값은 2.21%, 서울과 경기는 각각 1.36%, 2.38% 오르는데 그쳤다. 하남의 땅값 변동률이 전국이나 경기지역 평균보다 4배 안팎 높은 셈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광명시, 시흥시 등도 마찬가지다.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 이후 높은 땅값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는 2년새 땅값이 3.27%, 광명시는 3.22%, 시흥시는 2% 각각 상승했다.

특히 고양시 덕양구는 고양원흥 보금자리 시범지구가 지정된 지난 2009년 2% 넘는 변동률을 보였다. 광명과 시흥의 경우 2009년보다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지난해 땅값이 각각 2.99%, 2.18% 오르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의 땅값 오름세가 두드러진 것은 보금자리지구 지정으로 토지를 수용당한 땅주인들이 주변으로 땅을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남시 감일동 S부동산 사장은 "미사지구 지정 이후 하남 일대 토지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감일, 감북 등 보금자리 지정이 잇따르면서 대토를 구하는 수요가 늘어 매물이 나오는대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하남시 감북동 J부동산 관계자는 "조상 대대로 하남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일이 쉽지 않다"며 "대부분 수요자들이 하남시 내 땅을 찾다보니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시흥도 호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시흥시 B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보금자리지정 이후 광명·시흥 일대 토지 호가가 20∼30% 올랐다"며 "단기간 호가가 급등하면서 투자들이 매수를 꺼리고 있어 거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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