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선장은 21일 총탄 제거수술을 받은 이후 현재 회복 중이다. 추가 수술이 필요하지만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2차 수술이 미뤄졌다. 혈소판 수치가 낮으면 수술 중 출혈이 멈추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의료진은 석 선장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했다. 석 선장은 이날도 대부분 수면을 취했다.
살랄라 현지에서는 지난해 10월 케냐 해상에서 조업을 하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부산 선적 ‘금미 305호’가 해적선으로 쓰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적들의 거점인 소말리아에서 가까운 케냐 몸바사항에서 선박대리점을 하는 한국 교민 김종규(59)씨는 이날 통화에서 “금미 305호가 지난해 11, 12월 두 달 동안 해적 모선으로 여러 차례 동원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소말리아 앞바다에 나타난 해적들이 사용하던 241t급 게잡이 어선이 금미 305호”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어선의 뱃머리에는 ‘GOLDEN WAVE NO 305’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금미 305호는 케냐에서 임시선적증명서를 받으면서 이름을 이렇게 바꾸었다.
김씨는 “금미 305호 납치 초기에는 한국 외교부가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으니 조용히 하면 도와주겠다 했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초 해적들은 선원 몸값으로 600만 달러(약 67억원)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가 해적들과 협상을 벌여 10분의 1인 60만 달러(약 6억7000만원)까지 낮췄다. 김씨는 금미 305호에 탔다가 납치된 케냐 선원 가운데 무슬림이 많은 것을 알고 케냐 무슬림 지도자를 통해 해적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국가 파견 태권도 사범으로 케냐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배출한 무슬림 태권도 제자들도 동원했다.
김씨는 60만 달러 가운데 30만 달러를 마련했지만 나머지 30만 달러가 부족해 애를 태우고 있다. 김씨는 금미 305호 선창에 있는 고기를 15만 달러에 사갈 현지 도매상을 찾아냈다. 김씨는 “선원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만 있다면 돈은 어떤 식으로든 갚겠다”며 “제발 잊혀가는 우리 선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도와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협상금 대출은 선주가 선박을 담보로 이미 1억원을 대출받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금미 305호는 국내의 감척 어선으로 원양업 허가를 받지 않고 조업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불법 어선으로 분류돼 있다.
살랄라(오만)=남형석 기자,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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