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급이상 재산등록 추진, 청렴조직 거듭날 것"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1.01.27 08:30

[CEO인터뷰]유민근 SH공사 사장


- 도심재개발 적극 참여, 분양사업 수익 극대화
- 시프트 3500가구 공급, 역세권으로 확대 검토


 유민근(55) SH공사 사장은 '청렴'과 '수익'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올해 추진하는 사업 중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는 "공사의 청렴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공기업 특성상 '청렴'은 직원들이 가져야 할 필수 덕목이다. 하지만 '수익'은 공공기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환원을 전제로 한 수익'이란 유 사장의 설명에서 공기업이 수익을 올려야 하는지 명확해 졌다.

 '청렴'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공익을 목적으로 한 공사 직원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단어다. 그럼에도 유 사장이 애써 '청렴'을 수차례 언급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SH공사는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711개 공공기관 중 노동부·검찰청 등과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내내 부채 문제로 시달렸던 유 사장에게 또다른 해결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숨돌릴 틈도 없이 찾아온 난제였다.

 유 사장은 지난해 공사 부채와 관련된 감사에 불려다니느라 180일을 썼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거의 1년 내내 부채 문제에 시간을 보낸 셈이다. 유 사장은 "몇몇 직원의 부정 때문에 공사 직원 전체가 부정부패 조직이란 시선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으로 공사의 청렴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팀장급 이상의 재산을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SH공사는 현재 유 사장을 포함한 이사급 6명에 한해 재산 상황을 등록하고 유 사장만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재산 등록 대상을 1·2급 팀장 65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직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 시행할 방침이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이 일원동 사옥 집무실 앞 SH공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 사장이 청렴과 함께 공사의 수익성을 강조한 것은 그가 민간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란 점과 무관치 않다. 유 사장은 26년간 두산건설 영업본부장과 한일건설 CEO를 거친 건설업계 고참이다. 2009년 3월 민간업계 CEO로선 처음으로 SH공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SH공사의 사업은 분양과 임대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분양사업에서 수익을 내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같은 서민임대주택 재원으로 쓴다면 공익성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분양사업에서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게 분양가를 높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내고 수익을 다시 서민주택공급에 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SH공사의 수익성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2006년에서 2009년 사이 매출은 4976억원에서 2조8590억원으로 5.7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8억원에서 1867억원으로 6.6배 늘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 유 사장은 '도심재생사업'을 꼽았다. 그는 "마곡지구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에서는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없다"며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H공사가 재개발사업에 조합과 함께 공동 시행자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즉 민간 재개발 사업에 시행사로 참여하는 것이다. 유 사장은 "공사는 시행사로 참여하고 시공은 종전대로 민간건설사가 하는 식이라면 민간의 영역을 크게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공사는 싼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프트 공급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프트 공급이 최초 시행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7884가구를 선보였고 지난해 7360가구를 포함해 모두 1만5224가구를 공급했다"며 "올해 공급량은 서울시와 협의중이지만 약 3500가구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시프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앞으로 고밀도 복합개발이 가능한 역세권 지역과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준공업지역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프트 공급이 가능한지 여부도 타진하고 있다.

 가든파이브의 미분양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사장은 "지난 2008년부터 분양을 시작해 2년여만에 분양률이 75%에 달한다"며 "보통 대형상가 분양이 완료되려면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이마트가 들어서면 미분양 해소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내 분양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2012년엔 분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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