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회생신청… 용선장사가 부메랑으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1.01.25 13:40

(상보)2007~2008 고가에 배 빌린 게 화근… 분기당 4000억 부담

국내 대표적 건화물 운반선(벌크) 선단인 대한해운이 벌크선 호황기 때 무리한 용선과 대선 사업이 부메랑이 돼 결국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대한해운은 25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서면심사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한국거래소는 대한해운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법원은 대한해운의 계속 기업 가치와 청산가치를 따져 계속 기업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면 회생절차를 진행한다.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옛 법정관리와 마찬가지로 영업은 진행하면서 모든 채권과 채무가 동결된다.

대한해운측은 "용선료 재협상이 순조롭지 않았고 기업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 차입보다는 회생절차가 빠르다는 판단 아래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은 선박 150여 척을 빌린 대선 선주 60여사에 용선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07~2008년 벌크선운임지수(BDI)가 1만포인트를 넘어설 때 빌린 배의 용선료를 깎아달라는 요청이었다. BDI 지수는 최근 1400 수준으로 급락했다. 대한해운이 용선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BDI 지수가 3000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대한해운은 분기별 매출원가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000억여원을 용선료로 부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매출이 매출원가를 밑돌고 지난해 하반기 들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그 결과 대한해운은 지난해 3분기까지 1400억원(연결기준) 순손실을 입는 등 2009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해운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보유한 여신은 1200억여원 수준이다. 모두 용선과 관련해 빌려준 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한해운의 자금난은 금융권 여신 문제가 아닌 용선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를 신청할 사안이 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대한해운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대한해운의 시가총액은 4139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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