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만 배불린 월드건설 ABS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1.25 12:22

투자자 손실보는데…고통분담한다던 채권은행 원리금에 이자까지 챙겨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월드건설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2년간의 만기 연장끝에 결국 원금 일부만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ABS의 기초자산인 대구 소재 아파트 분양대금으로는 원금 회수가 어려워서다.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은 월드건설의 분양 대금을 통해 원금과 이자를 모두 챙겨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5일 부동산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월드건설이 지난 2007년 대구 월배지구 아파트단지 개발 사업을 담보로 발행한 ABS(월성제1차메르디앙유동화)가 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월성제1차메르디앙유동화(1-3회 및 1-4회)는 지난 2009년 3월과 9월 각각 만기를 맞았지만 월드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원리금 지급을 1년 뒤로 미뤘다. 금리도 7.6~7.9% 수준에서 3%로 낮췄다.

하지만 분양시장 침체로 원금 회수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만기를 재차 1년 연장한 후에도 원금의 일부인 140억원만 상환하는데 그쳤다.

현재 이 아파트 865가구 중 미분양은 130가구로 분양률은 85% 수준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분양률 100%를 가정했을 경우 ABS 투자자들은 원금 400억원 가운데 기상환금 등 230억원을 포함해 전체의 75%인 300억원만 회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ABS는 현재 만기를 정하지 않은 채 분양 상황에 따라 원금을 조금씩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은 월드건설이 워크아웃 돌입 직후인 지난 2009년 4월부터 아파트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193억원의 추가 자금을 투입한 후 최근 이를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종전 월드건설에 대출해준 원금과 이자까지 받아갔다.

ABS 한 투자자는 "주채권은행이 개인투자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해 놓고 정작 워크아웃 기업을 살려 영속성을 확보해 장기적 수익을 확보하려는 노력보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자신들의 원리금 회수에만 집중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어떻게든 미분양을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채권은행의 이런 태도는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현재 월드건설은 다른 채권은행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아 대구 아파트 단기 개발을 준비 중이다. 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ABS 개인투자자들은 나머지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ABS의 개인투자자들은 1047명에 달한다. 월드건설의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향후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는 만큼 원금 상환에 주력할 방침이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월배지구 인근에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가로 검토 중"이라며 "최근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사업 진행시 ABS 투자자에게 미상환 원금을 지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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