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자산매각의 이면

더벨 김동희 기자 | 2011.01.25 10:31

[thebell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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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이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본업에 충실한 기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성과는 나쁘지 않다. 특히 지난해 5월 '재무통'으로 알려진 손관호 회장의 취임이후 자산매각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영정상화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한전선은 프리즈미언 지분 9.9%(4000억원 규모)를 전량 매각한데 이어 5091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로인해 2조3000억원을 넘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도 대한전선은 연초부터 비공개 크레딧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분주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무주리조트, 남부터미널 부지 등 9378억원의 자산을 정리, 차입금을 1조5000억원 이하로 줄일 예정이다.

대한전선의 이 같은 자산매각 계획은 분명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2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3100억원의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입장에서는 향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 추가 딜에 참여할 수 있는데다 성공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을 토대로 투자자 유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리도 7~8%대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신용평가사에겐 대한전선의 자산매각이 골칫거리다. 자산매각에 성공할 경우, 이자지급능력이 저하돼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의 등급을 내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5년간 3.1~3.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은 지속적으로 흑자를 달성했지만 그렇다고 단기간 내에 높은 이익을 거두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전선이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보한 자산은 이자지급능력의 완충역할을 했다. 과거 대한전선의 등급이 오를 수 있었던 근거도 다름 아닌 넉넉한 보유 자산 영향이 컸기 때문에 자산이 줄어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은 'BBB+'이며 등급전망은'부정적'이다.

그렇다고 당장 신평사가 등급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등급을 조정했다가 기업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한전선이 대규모 자산매각으로 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해지한다면 등급조정 명분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평가사들은 소리만 요란한 자산매각보다 영업실적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선업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실질적인 차입금 감소를 이루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대한전선측도 올해 자산매각 계획을 밝히면서 1023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을 거듭 강조했다. 영업에서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대한전선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부디 대한전선이 자산매각과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올해는 확실히 경영정상화를 이루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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