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형태의 새로운 모색 조리전수창업

머니투데이 이정훈·최민석 월간 외식경영 | 2011.01.23 21:33
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직장을 퇴직한 사람들이 외식 분야 창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매출 부진으로 아이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적은 자금과 일천한 경험 때문에 업종전환이 쉽지 않다. 이럴 때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이 전수창업이다. 자신의 처지와 여건에 따라 이미 검증된 메뉴를 선택적으로 배워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수창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전수창업에 관한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 전수창업 업체와 메뉴들을 소개한다.


◇ 프랜차이즈 창업과 개인 창업의 장점 갖춰
“순자 왈, 열 시간 동안 생각하느니 한 시간 동안 배우는 게 낫다”

허영만의 <타짜> 1부 2권에 나오는 말이다. 생각의 단서도 없이 혼자서 긴 시간 끙끙대는 것보다는, 잠깐 동안이라도 나보다 나은 이에게 배우는 편이 훨씬 유익함을 이르는 얘기다.

외식업 창업도 마찬가지다. 창업 기획과정에서 능력 밖의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 많다.

물론 그런 고생 끝에 훌륭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몰라도 보장은 못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 분야의 고수인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이 훨씬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것이다.

◇ 뜨는 메뉴 제대로 배우는 창업방식
나름대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상태에서 개인창업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경험과 지식이 없는 초보 창업자의 경우 프랜차이즈 창업이나 조리전수창업(이하 ‘전수창업’)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창업방식은 그동안 많이 알려져 있으나 전수창업 방식은 아직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초보 창업자들에겐 생소한 편이다.

전수창업이란 한마디로 비용을 내고 경쟁력 있는 메뉴의 조리비법을 배우는 것이다. 외식업 경영의 핵심은 음식이다. 음식의 질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취급 메뉴의 조리법만 제대로 배워도 음식점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전수창업 절차는 직접 전수자에게 전수를 받기도 하지만 컨설팅 업체를 통한 전수창업이 일반적이다. 아무래도 초보 창업자에게 입지 선정, 메뉴 구성, 네이밍, 간판, 전단지 작업 등 마케팅 활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정된 비용을 지불하면 창업자가 선택한 분야의 검증된 모점포에서 조리비법을 전수받고 창업에 필요한 다른 부분들은 컨설팅 업체를 통하여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 비용과 실패율 낮지만 모든 것 스스로 해결해야
전수창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잘 되는 아이템을 선택하고 그 노하우를 전수받음으로써 창업의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창업자의 가용자본 한도 내에서 창업할 수 있고 프랜차이즈 창업 시 드는 여러 가지 초기비용이 필요 없으며, 그 지역 상권과 입지에 맞게 메뉴와 인테리어 구성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전수창업의 단점도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보다 브랜드 위상이 떨어져 초기에 지속적으로 홍보활동을 해야 하고 메뉴와 서비스에 대한 중간점검과 개발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아야하므로 창업기간이 더딘 점도 전수창업의 단점이다.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시간을 좀 더 투자해야 하는 창업방식이 바로 전수창업이다. 전수창업의 핵심인 전수받고자 하는 아이템 고르는 기준이 몇 가지 있다. 당연하지만 경쟁력 있는 메뉴를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 어떤 메뉴가 경쟁력이 있을까?

◇ 메뉴는 대중적이면서 호환성, 회전율 중요
우선 식재료의 원가부담이 적어야 한다. 비싼 식재료를 써서 만든 음식은 아무리 맛이 좋아도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높은 식재료 원가가 업주로서는 크게 부담스럽다. 고객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라야 좋은 메뉴다.

1인분에 5만원씩 하는 한우 메뉴는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큰맘 먹기 전에는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다. 조금 싸더라고 여러 계층이 쉽게 먹을 수 있는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맛의 수준이다. 아주 독특해서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만 만족시켜주는 맛이라면 곤란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볍고 편안한 감칠맛이 나는 메뉴가 더 좋다.

셋째는 메뉴의 성격이다. 가급적 그 지역상권 내에서 차별화된 틈새메뉴면서 그 점포의 다른 메뉴들과 잘 어울리는 호환성 있는 메뉴가 좋다.

예를 들어 일반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파는 식당은 많은데 부대찌개를 파는 곳이 없는 상권이라면 부대찌개가 틈새메뉴로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게다가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공유하는 다른 메뉴들을 취급해왔다면 메뉴 호환성도 있다.

이밖에 회전율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회전율이 낮은 메뉴는 아무리 고생해도 수익과 연결되지 않아 고전하는 원인이 된다.

◇ ‘맛의 전이도’ 최종 점검 필요
최적의 메뉴를 선택하여 전수를 받았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내가 전수받은 메뉴의 맛과 질이 과연 모점포와 비교하여 뒤떨어지지 않나 하는 점이다.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배웠는데 그 결과가 신통치 않다면 창업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

전수자를 선정할 때 주변의 평판을 들어보고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전수과정에서도 수시로 맛을 비교 대조하면서 스스로 평가해보아야 한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해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맛이 차이나는 경우가 있다.

조리도구나 식기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전수창업 과정에서 처음에는 모점포에서 교육받아야 하겠지만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자기 점포에서 직접 만들고 서비스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최근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메뉴 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타 점포와 메뉴나 상품으로 차별화하려는 음식점 업주의 니즈와 소자본으로 창업하려는 창업자의 조건이 맞아떨어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날로 심화되는 업체 간 경쟁 체제 속에 전수창업은 실속 맞춤 창업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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