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12년부터는 달라진다. KT는 2015년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2년부터 매년 2조원 이상 성장해야 가능한 수치다. 올해는 2.5% 성장하지만 내년부터는 두자릿수 성장하겠다는 말이다. 2012년에서 2015년까지 4년 내내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 셈이다.
중소기업이나 성장성이 큰 기업이라면 가능한 목표다. 그러나 2000~2009년 10년 동안 연평균 2.2% 성장한 '공룡' KT로서는 공격적인 목표다. 물론 2001년 정보기술(IT)붐을 타고 10% 이상 성장한 적이 있으니 불가능하진 않다. 게다가 지금은 '제2의 IT붐'이라는 스마트혁명의 시대가 아닌가.
그럼에도 2015년 매출 30조원을 믿고 선뜻 KT 주식을 사기에는 겁부터 난다. 게다가 최고경영자(CEO)인 이석채 회장의 임기는 내년 초에 끝난다. 이 회장은 보수적으로 정한 올해 매출목표는 책임질 수 있지만 공격적으로 잡은 2015년 목표는 책임질 수 없다.
물론 이 회장이 2015년 목표를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연임'하면 된다. 실제로 KT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KT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없었다면 그동안의 KT 혁신은 없었다"며 "KT가 혁신을 이어가려면 회장이 연임해야 한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2015년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이 회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연임의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두고 봅시다"라고 답했다. 이 회장이 임기 마지막 해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일부러 올해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연임을 준비하기 위해 2015년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은 것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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