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청장, '역외탈세와 전쟁' 선포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1.01.20 07:44

역외탈세 해결기반 구축 주도, "임기내 꼭 잡는다" 강한 의지

취임 이후 줄곧 조용한 리더십을 보여주던 이현동 국세청장이 역외탈세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대자산가를 정조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청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세무관서장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대기업 등이 해외로 거금을 빼돌리는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올 한해만 1조원 이상의 역외탈세를 잡아내 국고로 환수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이 청장이 이처럼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국세청이 역외탈세와 전면전을 벌일 만한 기반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청장 본인이 역외탈세 문제에 깊은 애정을 갖고 준비해 온 만큼 본인의 임기 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이 역외탈세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한상률 전 청장 재임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청장은 본청 조사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역외탈세 문제의 현황파악 등에 힘썼다. 한 청장은 이를 바탕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에 국제공조를 요청하며 역외탈세 문제를 공론화했다.

한 청장이 수면 위로 끌어낸 역외탈세 문제는 백용호 청장 시절 인프라를 구축하며 해결의 구심점을 갖췄다. 당시 차장이던 이 청장은 태스크포스(T/F) 형태였던 역외탈세전담기구를 이끌며 국내 세무조사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 비밀계좌 등 해외 계좌를 열어 수천억 원대의 역외탈세를 적발했다.


청장이 되고 나서는 한층 단호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해외정보수집요원 파견 예산을 확보하면서 국제공조 활성화에 힘이 실렸다. 그동안은 예산부족으로 해외정보 수집 등에 적지 않은 제약이 따랐다.

이 청장은 태스크포스 형태였던 역외탈세전담기구를 국제조사관리관 산하의 과로 신설·개편키로 하고, 전 세계 15곳에 해외정보수입요원을 파견해 해외 세원동향 수집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통해 탈세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와 동시조사 등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해외 거래가 많은 동국제강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을 비롯, 대기업 등의 국제거래에 대한 정밀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역외탈세 문제는 국부 유출은 물론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도 연관돼 있어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며 "국세청이 온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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