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대폭 늘려 서민 주거안정 책임진다

머니투데이 대담=홍찬선 부국장,정리=정진우 기자 | 2011.01.18 07:33

[2011신년기획]금융CEO 릴레이 인터뷰<8>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

#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6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를 0.4%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대출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상품 이름도 'u-보금자리론'이라고 새롭게 붙였다. 정부의 친 서민 정책이 강화되던 때였다.

이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5000억 원 규모 넘게 판매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사가 서민들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임주재(57)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당시 "공사가 원리금 수납과 사후관리를 직접 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이후 공사를 '서민의 평생 금융친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더욱 명확히 했다. '전세자금 보증'과 '주택연금'이란 핵심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서민 금융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는 서민들이 전세자금 대출을 쉽게 받도록 보증 자격 요건을 완화했고, 고령층이 집을 담보로 연금을 편하게 받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임 사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젊었을 때 집을 살 형편이 안되면 전세자금 보증으로, 조금 나이가 들어 집을 살 땐 저렴한 고정금리로 장기 분할상환 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으로, 노후엔 주택연금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공사가 평생 금융친구란 말이 맞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던 터라 임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 임 사장이 올해 어떤 계획으로 서민금융을 지원하려고 하는지 들어봤다.

↑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이명근 기자)
- 최근 전세난이 심각합니다. 특히 가격 상승으로 서민들 부담이 큽니다.
▶ 최근 전세가격 상승은 주택 매매시장의 침체로 대기수요가 전세 수요로 연결되고 있는데다 입주물량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방학 이사철에 따른 학군수요 등 계절적 수요까지 가세하면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겁니다. 공사는 전세가격 상승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 위해 전세자금보증의 제도개선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있나요?
▶ 우선 전세자금보증의 최대한도를 1억5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개인별 한도도 전·월세 보증금의 80%, 연소득의 최대 3배까지 인상했습니다. 그리고 무주택 서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사 보증을 이용해 대출받는 경우 신용 가산 금리를 붙이지 않도록 해 대출이자가 좀 더 줄어들도록 했습니다.

또 지난해 말에는 1인 가구도 전세자금 보증을 이용할 수 있게 자격조건을 완화했습니다. 이처럼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2010년 한 해 동안 전세자금보증은 총 22만4000가구, 5조7670억 원을 공급했습니다.

- 올해는 전세자금보증 규모가 더 커져야 할 것 같은데요.
▶ 올해엔 지난해 보다 약 1조 원 가량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서민들의 전세난 영향으로 전세자금보증이 시장에 정착되고 있는데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본이 확충될 것 같습니다.

전세자금이 필요한 서민이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을 받아 전셋집을 마련한다면 자격요건, 신용등급 등의 문제로 햇살론이나 미소금융 등에서 운영자금을 구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자금 융통이 가능해 질 겁니다.

-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가계부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가계부채 규모를 따져보면 분명히 문제입니다. 현재 가계부채는 900조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75조 원, 비 은행권 대출이 360조 원, 다른 대출이 나머지인데 중요한 것은 금리입니다. 금리가 1% 올라가면 이자만 9조입니다. 2% 오르면 18조 원이 되죠. 문제는 바로 이자 부담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금리가 1%포인트 이상은 오를 겁니다. 가계부채 부담이 본격화되는 거죠.

↑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이명근 기자)
- 공사 입장에선 어떤 대책이 있나요.
▶ 은행들 대출상품 취급 행태가 지금처럼 변동금리 원금 일시상환 일색이어선 안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죠. 고정금리 장기 분할상환으로 유도를 많이 할 겁니다. 보금자리론이 대표 상품입니다. 시중은행 대출의 90%가 변동금리인데,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경제에 충격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정책적으로 보금자리론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 올해 'u-보금자리론'이 히트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 'u-보금자리론'의 신청 절차를 대폭 줄이고 사후관리 업무를 공사로 이관한 덕분에 기존 보금자리론보다 대출 금리를 0.4%포인트 낮출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상품의 경쟁력이 생긴 것이죠. 또 소득만 있으면 누구든지 비교적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를 낮추고 자격요건을 완화한 게 성공 요인이죠. 출시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2만5610건, 2조8500억 원의 실적을 보였습니다.


- 은행권과 긴밀한 관계 유지 등 앞으로 신경 쓰실 부문이 많아 보입니다.
▶ 네. 우선 현재 기업은행과 삼성생명만 'u-보금자리론'을 취급하고 있는데 금융회사를 확대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서류제출 절차를 개선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영세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우대 보금자리론의 대출대상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다자녀 가구에겐 대출한도를 증액하는 등 보금자리론이 친 서민 금융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작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 현재 가계대출 금리수준에 비해 보금자리론 금리는 어떤 수준인가요?
▶ 10년 만기 고정금리형 'u-보금자리론'의 최저 금리가 5.0%입니다. 일반 시중은행 고정금리가 6%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약 1.5%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입니다.
또 최초 1년간 변동금리를 적용받은 후 고정금리로 전환되는 금리설계형 'u-보금자리론'은 현재 최저 3.80%를 적용받기 때문에 은행권 변동금리 상품에 비교해도 유리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일반인의 경우 대체로 4% 중후반대의 대출 금리를 적용받고 있고,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으면 5% 중후반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는 겁니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만 20세 이상 70세 이하의 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경우 훨씬 유리합니다.

- 주택연금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집 한 채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은 지난 2007년 7월 출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택연금 인기 요인은 가입요건 완화와 부담비용 절감 등으로 고령층의 선택권이 크게 확대된 데다, 스스로 노후생활비 마련을 통해 자녀들의 봉양부담을 줄여주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섭니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고요.

지난해엔 가입 요건을 완화하지 않았는데도 2009년 대비 약 80% 가까이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주택연금이 우리 사회 노후안전망의 한축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 주택연금 관련해 보완할 점은 없을까요.
▶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인데 공사의 영업조직은 이를 수행하기에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취급 금융기관을 더욱 확대해 접근성을 강화하도록 할 겁니다.

또 국민연금공단,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등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기적인 연계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정부의 사회복지 통합망에 주택연금을 포함하는 등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할 계획입니다.

↑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이명근 기자)
- 부동산 이슈도 꼼꼼히 챙기실 텐데 올해 부동산 경기 전망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 올해 주택시장은 주택공급 물량 감소와 함께 독신 그리고 1인 가구 수 증가, 유동성 증가에 따라 주택매매에 대한 매수심리가 살아나는 징후 등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압력, 금리 인상 가능성, 수도권 미분양 적체 등으로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공급물량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감소가 예상되나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민간주택 건설규제를 완화할 경우 감소폭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공사가 앞으로 가장 신경 써야 할 사업은 무엇일까요.
▶ '서민의 평생금융 친구'라는 슬로건처럼 서민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항상 서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 지원하고 상생하는 서민 금융의 중심기관 역할을 확고히 해 나갈 것입니다. 이익이 발생하면 먼저 보금자리론의 금리인하와 주택금융 신용보증의 보증료 인하 등에 투입해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보금자리론과 주택보증을 우리나라 주택금융시장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올라 서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보증을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제도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못한 소외계층을 위해 보증대상자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는 소득 3000만 원 이상인 차 상위 서민층에 대한 은행자금 전세 대출도 활성화 할 겁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