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가 격화하고 진압경찰이 발포, 인명피해도 커졌다. 현지 경찰은 13일 현재 2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대 측은 4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BBC 등의 TV 화면에는 발포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고 시위 참가 군중이 사망하는 장면이 세계에 타전되기도 했다.
결국 퇴진 압력을 견디지 못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튀니지를 빠져나갔고 정부는 해산됐다. 쫓겨난 대통령의 행선지는 왕정이 유지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벤 알리 가족의 입국을 공식 확인, 당분간 기한 없이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때 튀니지를 식민지로 거느렸던 프랑스는 벤 알리의 입국을 거부했다.
◇23년 집권, 한달간 23명 사망= 튀니지는 당장 신임 대통령을 세워야 하지만 후임자 물색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벤 알리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정적들을 수없이 제거, 괜찮은 리더십을 지닌 정치가의 씨가 말랐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또다른 차기 후보는 카멜 모르자네 외무장관이다. 그는 베테랑 외교관이자 야당과도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불안이 지속되면 튀니지의 경제에도 큰 타격이다. 튀니지에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 해 관광객 700만명이 방문한다. 관광수입은 튀니지 국가경제의 기둥이지만 이번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튀니지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며 "인명 피해가 매우 유감이며 폭력 중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튀니지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튀니지 거주 독일인의 신변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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