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무관 "강희락 前청장 부탁받고 유씨 만났다"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 2011.01.11 16:08

(상보)총경 2명, 검찰서 참고인 조사받아

현직 경무관과 총경들이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구속 기소)씨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철준 부산경찰청 차장은 해운대서장 재임 시절인 2006년 당시 부산청장으로 있던 강희락 전 경찰청장의 부탁을 받고 유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경찰청에 자진신고했다.

김 차장은 조현오 경찰청장이 전날 총경급 이상 간부들에게 유씨와 접촉하거나 금품 또는 향응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자진신고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경찰청 감찰과에 이 같이 보고했다.

김 차장은 금정서장에 재직 중이던 2009년에도 강 전 청장의 전화를 받고 유씨와 만났다.

유씨는 김 차장에게 "함바집를 운영하려고 하니 건설현장 소장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고 김 차장은 유씨에게 정보과 직원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차장은 "2006년의 경우 유씨가 현장소장과 만난 적은 있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았고 2009년에는 아예 소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유씨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경찰청 A총경과 대구경찰청 B총경도 강 전 청장의 부탁을 받고 유씨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최근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A총경은 충남 당진경찰서장 재직 시절인 2006~2007년 강 전 청장(당시 경찰청 차장)의 부탁에 따라 유씨와 만난 적이 있다고 신고했다.


그는 "당시 유씨가 당진 건설 현장에서 함바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서장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거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총경 역시 서장 시절 김 청장의 부탁을 받고 집무실에서 유씨와 접촉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유씨로부터 '경주 양성자가속기 현장에 도시락 공급을 하려고 하니 시장을 소개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어이가 없어 '우리가 거간꾼이냐'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청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경정 1명과 비서실 경감 1명도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조 청장의 지시에 따라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모두 120여건이 보고됐지만 이들 대부분은 "유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다"고 진술했다. 다만 6명은 "유씨와 만나기만 했을 뿐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신고했다.

유씨로부터 각종 이권 청탁과 함께 1억여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강 전 청장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명간 강 전 청장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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