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맏딸 vs 막내딸, 7인7색 경영스타일

머니위크 김진욱 기자 | 2011.01.13 11:37

[머니위크]듬직한 맏딸 vs 전문적인 막내딸 '7인7색 경영스타일'

‘물오른’ 재벌가 딸들, 맏딸과 막내딸은 경영스타일이 다르다?

주요 그룹들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오너 자녀들이 경영전면에 공식 ‘데뷔’하거나 오너 최측근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이 이젠 공공연하다. 장자상속의 엄격한 틀 속에 ‘갇혀있던’ 재벌가 딸들의 광폭행보 또한 예사롭지 않다.

특히 최근 들어 그룹경영의 핵심지대로 들어선 맏딸과 막내딸이 후계자 라인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재벌가 맏딸과 막내딸, 이들은 어떤 경영스타일로 구성원과 회사를 진두지휘할까.

맏딸 1 : 삼성-이부진 '현장경영형'



맏딸하면 으레 책임감과 리더십의 자질을 떠올린다. 재벌가의 ‘맏딸 임원'들 역시 경영전선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돌파력을 갖춘 이들이 많다.

삼성가의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겸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철저히 현장경영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인사에서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장 승진보다 오히려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단계 승진한 그에게 이목이 쏠린 점도 결국 현장경영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010년 한해 동안 이 사장은 면세점사업과 에버랜드, 유통 등의 분야에서 맏딸다운 듬직한 모습과 그에 걸맞는 성과를 일궈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호텔신라)을 성공시킨 데 이어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루이뷔통 모에헤네시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방한했을 때는 직접 인천공항에서 그를 만나 공항 내 호텔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 매장을 유치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삼성에버랜드에서는 푸드컬쳐사업부(급식, 식음료 유통)와 리조트사업부(테마파크, 골프장) 등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지난해 상반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그는 오는 3월12일 임대계약이 끝나는 김포공항 면세점을 놓고 또한번 신영자 롯데면세점 사장과의 ‘일전’을 치러야 하지만 이미 경영자로서 ‘1차 합격점'은 받았다는 평가다.

맏딸 2 : 한진-조현아 '찰떡궁합형'

한진그룹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는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과의 '찰떡호흡'으로 '맏딸본색'을 드러내는 케이스다.

조 전무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한항공 기내식 및 그룹 호텔사업부문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후계대열'에 합류했다.

대한항공 기내식 기판사업본부장인 조 전무는 매년 열리는 '유방암 의식향상 캠페인'에 꼭 참석하며 아버지가 일궈놓은 한진그룹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LA상공회의소 및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주최로 한국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무역 및 관광협력 증진을 위한 리셉션' 행사에 참석해 아놀드 슈워제네거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만나 한진그룹과 캘리포니아주간 관계개선에도 기여했다.

당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LA 금융 중심부에 위치한 윌셔그랜드호텔을 최첨단 친환경 호텔(45층)과 오피스건물(65층)로 바꾸는 한진그룹의 '월셔 그랜드호텔 프로젝트'를 칭찬했는데, 그 프로젝트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무다.

맏딸 3 : CJ-이미경 '영토확장형'

CJ가의 장녀이자 외동딸인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은 전형적인 ‘맏딸 리더십’을 보여주는 CEO인 동시에 영토를 확장하는 '공격형 리더'로 꼽힌다.

CJ엔터테인먼트, 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헬로비전 등 이 부회장이 이끄는 E&M사업부문 대부분은 현재 해당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6개를 오미디어홀딩스에 흡수합병시키고 단일 기업인 CJ E&M을 출범시키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 변화에 주변의 관심이 뜨겁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식품그룹으로 출발한 CJ그룹의 사업영역을 영화뿐 아니라 방송, 음반,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사업으로 확장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CJ그룹 미디어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사업 극대화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계열사 챙기기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맏딸 4 : 현대-정지이 '그림자형'



어머니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보필하며 ‘모녀파워’를 일궈가고 있는 정지이 현대U&I 전무는 현 회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어깨넘어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경우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현 회장의 방북길에 동행하며 참모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까닭에 정 전무가 현 회장의 뒤를 이어 대북사업의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977년생인 정 전무는 지난 2004년 현대상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2006년 상무, 2007년 전무를 거쳐 2009년 1월에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사장실장 자리까지 오르면서 재벌가 딸들 중 가장 빠른 승진행보를 보였다.

현재 정 전무는 현대 U&I를 비롯해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에서 기획, 지원 업무를 익히며 경영수업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맏딸이 오너인 부모를 도와 그룹경영 전반에서 책임감 있고 안정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막내딸들은 자신만의 전문성을 살려 철저히 경영현장에서 실력으로 인증 받는 스타일이다.

막내딸 1 : 삼성-이서현 '집중공략형'

삼성가에서 동생의 유고로 사실상 막내딸이 된 이서현 제일모직· 제일기획 부사장은 자신의 전공분야인 패션 쪽에서 색깔 있는 경영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복합편집매장 '10꼬르소꼬모'를 시작으로 미국 브랜드 '릭 오웬스' '토리버치' 등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잇따라 오픈한 바 있는 이 부사장은 지난해 디자이너브랜드인 '구호'를 '헥사 바이 구호'라는 브랜드로 미국 뉴욕시장에 진출시키는 등 패션사업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면서 언니 못지않은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특히 1년에 2~3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파리 뉴욕 밀라노 등 '패션 1번지'의 패션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고 인기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활동도 하고 있다.



막내딸 2 : 대성-김성주 '홀로서기형'

'막내딸 리더' 그룹에 속한 대성가(家)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부모의 도움 없이 철저히 ‘홀로서기’에 성공한 경우다.

고(故)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인 그는 1990년대 초 '패션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 블루밍데일백화점에서의 경력을 앞세워 구찌를 국내에 들여와 가장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키워냈다. 2005년에는 독일 명품 브랜드인 MCM 본사를 인수해 국내외 명품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재벌가의 막내딸로 태어나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고생을 모르고 자랐을 법하지만 김 회장은 패션유통회사인 성주인터내셔날을 밑바닥부터 홀로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번 돈의 30%를 북한결핵환자를 돕는 일에 선뜻 기부하는 그는 "여성도 군대를 가야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하면서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는 색깔있는 CEO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막내딸 3 : 한진-조현민 '아이디어형'



'막내딸 리더'의 표본으로 평가받는 한진가 조현민 상무보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그룹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TV광고-뉴질랜드편'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조 팀장은 뉴질랜드에서 진행한 TV광고 촬영에 동행했다가 현장에서 즉석 캐스팅돼 광고에 출연했다. 당초 현지인 모델을 쓸 예정이었으나 “한국인이 좋겠다”는 촬영스태프의 의견을 그가 받아들여 직접 번지점프에 몸을 던진 것.

이 외에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유럽 귀를 기울이면' 등 지난해 히트한 대한항공 TV CF의 대부분이 모두 조 상무보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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