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물가관리 '올인'…변신 이유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1.01.06 16:04

김동수 위원장, 물가관리기관 천명…TF신설 등 물가잡기 '올인'

연초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변신이 심상치 않다. 물가관리 기관으로 비춰지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해 '대놓고' 물가를 잡겠다고 천명했다.

그만큼 물가관리가 최대 국정현안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자칫 본연의 임무에 소홀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서 물가관리위원회로?=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4일 만인 6일 전격적으로 인사·조직혁신안을 발표했다.

사무처장 이하 주요 국장들이 대거 '물갈이' 됐고, 공정위 내에 물가관리 태스크포스('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 T/F')도 신설키로 했다. 인적 및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물가관리에 대한 공정위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또 앞으로는 위원장이 직접 나서 동반성장과 물가관리를 챙기고, 일상적인 공정위 업무는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며 업무 분장도 새롭게 했다.

지난해 화두였던 '상생'과 함께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것이지만 공정위에서 물가관리 업무 비중이 미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물가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이처럼 공정위가 물가에 '올인'하게 된 데는 위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물가대책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근에는 과장급 이상 공정위 간부들을 소집해 물가관리에 대한 공정위의 '역할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을 색출하겠다는 경고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물가 '올인' 왜?=공정위의 갑작스러운 '변신' 배경은 정부가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물가 급등이다.


새해 들어 두부(21~23%), 청량음료(4~9%), 설탕(9%)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고, 배추, 무, 마늘 등 채소류 가격은 작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정부는 오는 13일 특별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정위가 물가관리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에 동참해 물가상승 억제에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TF 반장을 맡게 된 한철수 신임 사무처장은 "물가는 올해 정부차원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라며 "국가적인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는 맡은 바 역할을 최대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유지해야 할 당국으로서 해야 할 업무가 산적한 상황에서 물가관리에 매진하다 자칫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엄연한 물가당국이 있는 상황에 공정위까지 나서 물가를 잡으려 하는 것은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처장은 "경쟁당국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물가관리를 위해)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가격을 10%만 올려도 되는데 업체들이 담합해 15%씩 올리는, 이런 걸 잡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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