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른 여전채 시장…한국투자, 3년째 독주

더벨 고득관 기자 | 2011.01.03 16:04

[2010 더벨 리그테이블/DCM]여전사들 ABS 줄이고 일반채권 발행 늘려

더벨|이 기사는 01월03일(06: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의 채권 발행이 활발했던 2010년, 한국투자증권은 3년 연속 이 부문 대표주관과 인수 1위를 지켰다.

2009년 디레버리징에 주력하며 자금조달을 자제했던 여전사들은 금융위기의 먹구름이 걷히자 약속이나 한 듯 발행비용이 비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축소하고 일반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여전채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며 대표주관과 인수실적이 모두 급증하는 수혜를 입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의 순위가 크게 떨어지는 등 한국투자를 제외한 상위 증권사의 순위변동은 극심했다.

◇ 여전채 발행시장, 전년 대비 50% 성장

2010년 발행된 여전채는 총 24조4317억 원으로 전년 16조21억 원보다 52.6%(8조4296억 원) 증가했다. 일반 회사채 시장이 45조4554억 원으로 전년 46조4063억 원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비교된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중견 캐피탈사들이 2009년 상반기까지 채권 발행을 줄인 기저효과도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면서 영업자금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영향도 크다.

최석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자 경기가 살아나면서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많아졌다”며 “은행채가 예대율 규제로 발행 물량이 줄면서 대체제로 여전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회사별로는 신한카드(4조4576억 원), 현대캐피탈(3조3714억 원), 현대카드(2조9263억 원), 삼성카드(1조8800억 원), 롯데카드(1조8365억 원) 순으로 발행 규모가 컸다.



발행을 가장 많이 늘린 회사는 삼성카드였다. 전년도 5600억 원의 세 배가 넘는 1조8800억 억을 발행했다. 2009년부터 내실 강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펼쳐온 디레버리징 전략의 템포를 늦춘 양상이다. 삼성카드의 채권 발행액 중 84.8%(1조5950억 원)이 차환자금 용도였다.

아주캐피탈도 전년보다 150.8% 증가한 8150억 원 어치의 여전채를 찍어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GM대우차와의 연계 영업이 재개되면서 영업 실적이 가파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8년 11월 출범한 하나SK카드는 2009년 6월 처음으로 여전채 시장에서 신고식을 치뤘다. 하나SK카드는 불과 6개월 동안 7500억 원의 채권을 발행하며 영업을 확대해 왔다.

반면 캐피탈업계 2위권이었던 우리캐피탈은 여전채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이 올해 '0원'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대우자동차판매의 워크아웃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 한투, 3년 연속 대표주관·인수 1위… 동양종금은 8위로

한국투자증권은 2008년 이후 3년째 여전채 대표주관과 인수 1위를 기록했다. 여전채 발행이 급증한 덕에 대표 주관 실적과 인수 실적은 2조6097억원, 2조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43.2% 늘었다.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2위와 수천억원의 차이를 보이는 등 마켓 리더십은 공고한 모습이다. 발행회사별 인수금액도 현대캐피탈 4360억 원, 롯데카드 2720억 원, 산은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이 각각 1200억 원 등으로 특정사에 쏠리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기관 투자가의 수요 기반을 확보한 상황에서 발행사의 니즈를 파악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 영업 전략을 펴온 것이 호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년 2위를 차지했던 동양종금증권은 대표주관 8위, 인수 11위로 밀렸다. 시장은 커졌는데 대표주관 실적은 22.9%, 인수 실적은 38.3% 급감했다.

동양종금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채권 영업 경쟁력이 강한데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개인들의 채권 수요가 줄어 여전채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이 차지하던 자리는 삼성증권이 꿰찼다. 삼성증권은 불과 2년 만에 각각 13위이던 대표주관·인수 실적을 2위로 끌어올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대표주관 실적이 126.1%, 인수실적이 83.6%였다.

삼성증권은 특히 우량 여전채를 많이 인수했다. 삼성증권은 신한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세 곳이 발행한 여전채를 1조2500억 원 인수했다. 이는 올해 삼성카드가 인수한 전체 여전채 인수액 중 46.8%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여전채가 등급에 비해 금리가 높기 때문에 거액자산가 시장에서 AA등급의 여전채 수요가 늘었다"라며 "내년에는 여전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SC증권과 현대증권은 리그테이블에 새로 등장했다. 2008년 여전채 대표주관 실적이 전무했던 한국SC증권은 2009년 15위, 2010년 4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인수 실적도 10위를 기록했다. 현대증권도 10위권 밖이던 대표주관과 인수실적이 5위로 뛰어 올랐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RM을 영업부서에서 직접 할 정도로 채권 영업을 강화했다”라며 “계열 증권사 몰아주기가 심한 일반기업 회사채보다 자유 경쟁에 가까운 여전채에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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