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경장관, '고환율' 꼬리표 떼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1.01.02 16:50

새 장관 맞는 지경부, 어떻게 변하나

'최틀러'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이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지식경제부의 다음 장관에 내정되면서, 지경부 운영 및 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오후 지식경제부는 핵심 고위관계자들이 서울 모처에서 최중경 장관 후보자를 만나 간략한 업무현황을 보고하는 등 '최중경호(號)' 출범준비에 착수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넘어서야 하는 최 후보자는 휴일 또는 업무 시간 중 틈틈이 국·과장들을 청와대 근처 사무실로 불러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최 후보자를 맞는 지경부는 차분한 모습이다. 내심 기대했던 내부 출신 장관 모시기가 무산돼 아쉬움이 크지만, 지경부와 별 인연이 없는 외부출신이 장관으로 오게 되면서 인사를 놓고 고위급의 물밑 '줄서기'가 사라지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장관 내정 소식을 들은 이후로는 더 이상 외부소식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MB노믹스'의 설계자 강만수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의 '핵심측근'으로 현 정부 실세로 통하는 최 후보자가 장관으로 오게 되면서, '왕차관' 박영준 차관과의 '힘의 균형'도 적절히 맞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심은 정책의 변화다. 최 장관 후보자가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참모 역할을 해 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경부의 현재 운영방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확산, 신성장동력 육성, 자원·에너지 협력 강화 등이 그가 역점을 두게 될 주요 과제다. 특히,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 경제정책의 초점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맞추고 있는 가운데, 최 후보자는 경제수석으로 동반성장 정책 수립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다만, 수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강약조절'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내년 수출 5000억 달러 이상,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어 최 후보자는 취임 후 더욱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내정 직후 "G20효과를 극대화해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어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후보자는 환율 등 외환정책과 국제금융에 밝은 재무관료 출신으로, "자원이 빈약한 한국경제는 해외에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해 온 수출지상론자다.

과거 수출확대를 위해 강력한 고환율정책을 고수했고, 그 결과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현 정권 들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차관으로 복귀, 적극적인 고환율 정책을 펴다 '환율역풍'에 2008년 7월 물러났다. 당시 '대리 경질' 논란도 있었다.

지경부 내부에서는 '최중경=고환율 정책'이라는 기존 인식이 부담스럽다. 그가 환율이 아닌 실물경제만을 맡게 되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려 수출을 더욱 늘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뭇 시선은 불편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적절한 가격으로 해외에 물건을 팔아야한다"며 "환율효과로 수출을 늘리게 되면 결국 우리 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가격 상승 및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올해 우리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최 후보자의 경제장관 등용은 더욱 눈에 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900여 개 무역업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업체들은 올해 우리 수출의 위협요인으로 41.3%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30.8%가 환율 하락 및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특히, 업체들은 "수출물량이 확대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원/달러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경우 수출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큰 우려감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환관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과거 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원/달러 환율 1140원을 지키기 위해 어김없이 시장에 개입했고, 이후 외환시장은 환율 1140원을 '최중경 라인'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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