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비율 '1%' 에스토니아, 유로존 17번째 회원국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12.31 15:43

옛 소련 지역에서 처음 "유로화 신뢰 여전"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가 새해 유로존에 가입한다. 유로존에겐 단순한 회원국 증가 외에 여러 의미를 지니는 상징적인 사건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적지 않다.

1월1일을 기해 유로는 에스토니아의 공식 통화가 된다. 뒷면에 에스토니아 지도를 그려 넣은 전용 동전(사진) 8500만개와 지폐 1200만장이 유통 준비를 마쳤다. 기존 '크룬'은 2주에 걸쳐 퇴출된다. 현재 환율은 유로 당 15.6466크룬이다.

에스토니아를 포함한다고 해서 유로존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에스토니아의 유로 사용은 이미 오랫동안 준비됐다. 나라경제 규모도 140억유로에 불과해 몰타를 제외하면 유로존에서 가장 작다.

상징적 차원에선 얘기가 다르다. 17번째 유로존 국가 탄생은 유로의 신뢰도와 유로존 장래가 아직 긍정적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올해 유로화가 존폐를 의심받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만신창이가 됐다는 점에서 이는 신뢰회복의 계기가 된다.

유럽의회 중도우파당의 조지프 돌 프랑스 원내대표는 "에스토니아가 최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의 국가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2.9%, 2010년엔 1%에 불과해 재정이 튼튼한 편이다. 부채가 GDP의 8%에 이르는 유로존 입장에선 회원국 재무건전성 강화에 에스토니아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유로화가 옛 소련 구성국으로 경제영역을 넓힌다는 의미도 있다. EU로서도 중요한 고비를 넘기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에스토니아의 '뚝심'은 높이 살만 하다. 2004년 후발 주자로 EU에 가입한 나라 대부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유로화 전면사용을 못하고 있지만 에스토니아는 계획을 밀어 붙였다.

'발트 3국' 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가 유로존의 잠재 후보이지만 그 시기가 2014년으로 3년 남았다. 경제규모가 더 큰 동유럽 국가들은 내부사정 때문에 유로존 가입이 난망하다. 예컨대 폴란드는 부채가 너무 많아 자격이 안된다. 체코는 독자행동 성향이 강해 자국 통화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영국 BNP파리바의 엘리자베스 그뤼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통화) 전환 비용을 감안하면 유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체코 등은 통화 전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에스토니아에도 기존 통화 '크룬'에 대한 향수와 경제주권 상실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유로존 가입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주변국과 공동통화를 쓰는 데 익숙한 에스토니아에 유로가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에도 수개월 러시아 루블을 사용했다. 1992년 독립통화 '크룬'을 선포했지만 즉각 독일 마르크에, 유로화 탄생 후엔 유로에 환율을 고정(페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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