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 김무성 "새해 꿈? 소통·대화정치 복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도병욱 기자 | 2011.01.03 07:19

여야 리더에게 듣는다 <1>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신년 인터뷰

↑김무성 한나라다 원내대표(사진=홍봉진 기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새해에도 '협상가(Negotiator)'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지난해 개인적 욕망과 이해관계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여야 대화 정치의 복원에 나서 긍정 평가를 받았다. 당내 강경파들로부터 "김무성이 약해졌다"는 등 비판을 받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뜻이 통했는지 민주당 쪽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화답해 무언의 공감 속에서 대화 정치를 복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여당의 예산 강행처리 이후 여야 대화는 다시 끊겼다.

김 원내대표는 2일 머니투데이와 신년 인터뷰에서 "냉각된 여야 관계를 회복하고 국회를 정상화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새해 화두로 '대화와 소통의 지속'을 거듭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될 때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새해에도 더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로 취임한 그는 "박 원내대표를 불쑥 찾아가 의논하기도 하면서 대화의 정치를 추구했다"며 "마지막에 연말 예산안 처리에서 소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새해 대권경쟁이 치열해져 계보정치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계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서로를 인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해야지, 서로 싸우기만 하면 저급한 계보정치"라고 지적했다.

일부 최고위원을 겨냥해 "지난해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쓴 소리를 했는데, 이는 개인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할 일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이라는 것은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이고 여기에서 벗어난다면 당을 떠나야한다"며 "당의 기조와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원내대표로 활동했다. 지난해는 어떤 한해였나.
▶원내대표를 시작하고 8개월 남짓 지났다. 여의도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다짐했고, 파트너인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참 많이 노력했다. 그럼에도 지난 연말 예산안 처리에 있어서 소란스러운 모습을 보여 국민들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박 원내대표와의 파트너십은 정치권의 화제였다.
▶원내대표가 될 때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화가 실종되고, 효율성만 강조됐던 상황이라 더디게 가더라도 상대방을 설득해서 풀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충실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박 원내대표를 불쑥 찾아가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끌어낸 경우도 많았다. 당내 강경파들이 "김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에게 끌려다닌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절대 다수는 대화의 정치, 양보의 정치를 지지했다.

-야당과 관계가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많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 데 대해 예상 밖이라는 평가도 많다.
▶많은 부분을 야당에 양보하고 타협하는 동안에도 예산안만큼은 제 때 처리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예산안을 법정 시간 내 통과시켜 공공기관과 공직자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새해 계획을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예산안 기일을 넘기는 악습을 이제는 끊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음 후임자도 예산만큼은 정해진 날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안 이후 박 원내대표와 관계는 어떤가.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화가 많이 났을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은 구제역이 재앙 수준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시급한 민생법안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의 의무다. 지난해 12월 30일 밤까지도 포기 안했다. 계속 박 원내대표에게 호소했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간 점이 아쉽다.

-새해에는 야당과 어떤 관계를 이어갈 계획인가.
▶새해에는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 만큼, 여야간 갈등과 오해도 눈 녹듯이 녹아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더 넉넉한 여당이 되어 여의도 정치에 훈훈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


- 새해에 굵직한 이슈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세계무역의 영토전쟁 시대인데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과의 FTA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비준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유무형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 손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야당도 집권 경험이 있고, 국익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야당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소득세 감세 철회와 대북 정책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존 한나라당 지향점과는 차이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정리할 계획인가.
▶한나라당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다. 이들이 정책을 마련하려고 치열한 논쟁을 하는 것은 건강한 한나라당을 위해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대북 정책은 적당한 시기에 의원총회 등을 열어 공식적으로 논의하겠다.

-예산안 강행 처리 관련,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나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기획력이 강한 소장파들이 이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세상의 이치가 원인과 결과로 이뤄졌는데, 소장파들은 결과만 고민하는 것 같다. 몸으로 회의 진행을 막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야당이 막는다고 예산안 처리를 마냥 넘길 수는 없다. 정치가는 이상가가 아니라 현실가다. 이런 관점에서 예산안 처리 방식에 대한 후회는 없다.

- 당내에 갈등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공식 회의석상에서도 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30일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년사를 했는데 일부 참석자들이 쓴 소리를 했다. 그 자리는 덕담을 해야 하는 자리다. 바른 소리를 하려면 개인 기자간담회를 열어야 한다. 정당이라는 것은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이다. 여기에서 벗어난다면 당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도 계속 당 기조와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있어 아쉽다.

-새해 대권레이스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보정치가 재개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원내대표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를 하면 계보 정치는 불가피하다. 다만 계보끼리 서로를 인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해야 한다. 서로 싸우기만 한다면 저급한 계보정치다. 경쟁에서 진다면 승복해야 하고 따라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비방만 한다면 정당은 실패한다.

- 당·정·청 관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왔다. 당이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우선 당정협의를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민심의 최 일선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시킴으로서 소통해야 한다. 당에서도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도록 반대의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과도 치열한 논의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해 한나라당 원내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먼저 냉각된 여야 관계를 회복하고 국회를 정상화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더불어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와 FTA 비준 등의 주요 현안들을 잘 처리해 국민께 웃음과 희망을 드리는 한나라당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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