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아찔한 높이만큼 짙은 '그림자'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1.01.04 07:59

[건설부동산 신년기획<3>100층 건물시대]화재위험등 안전불안, 교통난 유발 부작용도

↑지난해 10월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신골드 스위트 주상복합건물 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최고위층인 38층까지 번졌다. ⓒ뉴시스

"사실 초고층 건물의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가 화재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느냐는 거죠." (A 대형건설사 임원)

지난 10월 부산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하면서 초고층의 화재위험성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이른바 '한국판 타워링' 사고로 불린 이번 화재는 다행히 대낮에 벌어져 큰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4층에서 시작된 불이 불과 10여 분 만에 꼭대기 층까지 순식간에 번져 시민들의 공포감을 유발했다. 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국내 초고층 건물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최근 초고층 계획이 발생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화재에 대한 대책은 부족한 편이다. 정부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부랴부랴 지난해 말 '고층건축물 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특히 초고층은 높이가 올라갈수록 불길이 상승 기류를 타고 급속하게 번지는 '굴뚝효과'가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장밋빛 초고층 건립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다양한 장점만큼이나 화재 위험성 등 각종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성도 쉽지 않은 문제다. 100층 이상 극 초고층의 경우 일반 건축물에 비해 건설비가 3~4배 넘게 들고 내부 공기순환과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모량도 일반 가구의 5배에 달해 임대료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 계획 일정대로 일시에 공급이 과잉되면 공실이 속출하고 이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를 가중시킬 수 있어 장기적인 세밀한 수급 예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고층이 주로 주요 도심지에 지어지는 만큼 일대 교통난 유발 우려도 크다. 부작용도 문제다. 일례로 롯데 수퍼타워가 준공되면 가뜩이나 교통 체증이 심했던 잠실 일대의 교통난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초고층의 적정수와 입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각종 부작용을 해소할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건설업계에는 초고층 설계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물산 강선종 건축사업관리 팀장은 "국내 초고층 시공기술은 세계 수준에 이르렀지만 극초고층 설계의 경우 10개 안팎의 해외 설계사무소가 독차지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선 실적과 경험이 중요한 만큼 설계분야의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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