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매머드급' 단지는?…수세식화장실에 입식부엌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1.01.03 07:35

[건설부동산 신년기획<2> 현대식아파트 50년]최초 현대식 아파트 '마포아파트'

↑1962년 마포아파트 준공 당시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지상 6층 10개동 642가구 매머드급 아파트의 등장.'

1962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아파트가 준공되자 신문들은 '매머드급' 단지가 등장했다고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요즘엔 1000가구 미만 아파트는 중소단지로 분류되지만 50년 전 600가구 넘는 아파트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단지였다. 여러 동이 단지를 이루고 놀이터, 조경 등을 갖춘 현대식 아파트 형태를 최초로 갖춘 마포아파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마포아파트는 당시 마포형무소 농지에서 2차에 걸쳐 시공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당시 대한주택공사)는 1961년에 착공해 1962년 12월 Y자형 주거동 450가구를 지었다. 이어 1964년 11월 성냥갑 모양의 판상형구조 2차 단지가 건립돼 총 10개동, 642가구 단지가 이뤄졌다. 사업비는 총 3억5600만원이 투입됐다.

마포아파트는 제1차 경제개발계획 주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서구식 주택평면을 비롯해 각종 최신 설비가 갖춰져 입주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 최초로 수세식 화장실, 입식부엌 등이 설치됐다.

마포아파트는 임대아파트였다. 가구별 면적은 28~50㎡(8~15평)로 작았지만 월세는 싸지 않았다. 가장 싼 가구가 1880원이었고 가장 비싼 곳이 4230원이었다. 당시 도시근로자의 한달 월급이 6000원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고가의 아파트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증금은 월세의 12개월분이었다. 처음 임대신청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신청률은 전체 물량의 10%를 밑돌았다. 고층주택에 대한 두려움과 연탄가스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주택공사 측은 실험용 쥐 6마리를 구해 방에 두고 하룻밤이 지나도 아무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직원 1명은 연탄가스가 심하게 새는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입주가 완료됐다. 지금은 마포아파트를 사진으로만 만날 수 있다. 1991년 3월28일 철거에 들아간 뒤 마포 삼성재건축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주공 40년사는 '근대 서구 집합주택의 기본개념인 녹지를 갖춘 고층 주거모델을 그대로 도입해 지은 아파트', '후일 우리나라 주거지 단지식 개발을 견인한 선도적인 사례', '중산층을 위한 주택공급정책의 산물'로 마포아파트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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