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공 쌓은 바이오, 2011년은 상업화 원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1.01.03 09:30

[바이오 새로운 10년 금맥캐자①]시밀러·줄기세포 성과 가시화

국내에 바이오벤처의 창업바람이 분 것은 2000년 초. 국내 벤처 창업 붐 속에서 300여 개의 바이오 벤처가 생겨났지만 현재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둔 기업은 절반 이하. 그 중에서도 독자적인 연구 성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바이오기업들이 명멸했다.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꿈들도 수없이 사그라졌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바이오기업들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바이오기업의 수는 900개 수준이다.

통상 바이오벤처들은 10년 정도의 연구개발을 거쳐 상업화 단계로 진입한다. 2000년을 전후해 설립된 바이오벤처들의 연구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시기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10년.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짚어 살펴봤다.

◇ 바이오벤처 희망은 있다= 1980년대 유전공학 열풍 이후 확보된 인적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 여기에 실력 있는 인재들의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오신약은 기존 합성신약보다 생산성이 높다. 바이오신약의 임상 성공률이 합성신약의 2.6배 수준으로 높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기간이나 개발비용은 절반 정도로 낮다. 혁신적 방식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성공시 블럭버스터가 될 가능성도 높다. 국내 바이오벤처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전망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2000년 9000억원에서 연평균성장률 23.5%로 성장해 2015년에는 21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바이오산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 경쟁 본격화, 줄기세포 치료제 상업 발매 및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 임상 진입, U(유비쿼터스)헬스케어 시범사업 서비스 개시와 유전자 분석 서비스 사업화 등이 예정돼 있다"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상업 발매가 하반기부터 예정되어 있고,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의 임상 진입과 메디포스트와 에프씨비투웰브의 성체줄기세포 유래 치료제의 상업화도 기대된다.

U헬스케어 서비스 시범사업 개시로 관련 산업과 수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또 한화케미칼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진행과 삼성그룹의 바이오시밀러 생산 시설 건립 등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돼 산업 확대를 촉진할 전망이다.

◇ 바이오시밀러 성패여부 판가름 = 바이오시밀러 산업에는 셀트리온이수앱지스, LG생명과학, 한화케미칼과 삼성전자 등 생명공학기업과 제약사는 물론 대기업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현재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CT-P6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비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CT-P13의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는 CT-P6의 임상 종료와 함께 하반기부터 제품 등록 및 상업 발매가 기대되고 있고, 뒤이어 연말까지 CT-P13의 임상 종료도 가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송도 공장에 9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며 이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5만리터 규모 공장과 합쳐 총 14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총 14만리터 규모의 공장에서는 연간 2조8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화케미칼은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매출 1위 품목인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HD203의 국내 임상1상을 지난 8월 종료했다. 최근 터키와 브라질 진출을 위한 판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1년 국내 임상3상 진입과 추가적인 판매협력사 선정과 다국가 임상3상 진행이 예상된다.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 바이오시밀러 생산 공장 건립을 진행해 2012년 상업 발매를 계획 중이다.

LG생명과학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LBEC0101의 국내 임상1상을 진행 중이고, 녹십자,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시밀러 진출 기업의 연구·개발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향후 공장 건립 등 본격적인 사업 개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 성공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혜림 현대증권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는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우려와 관련 규정 미비, 경쟁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임상시험 진행과 선제적인 제품 출시로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한 일부 업체만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 첫 번째 줄기세포 상용화 경쟁 치열 = 올해는 국내에서 줄기세포치료제가 상용화 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동아제약과 관절 연골 재생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에 대한 국내 판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카티스템은 제대혈(탯줄 내 혈액) 유래 줄기세포를 원료로 하는 퇴행성 관절염 및 무릎 연골 손상 치료제로, 약 10년간의 연구 끝에 1월 임상3상 시험 완료를 앞두고 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현재 카티스템에 이어 치매 치료제, 폐질환 치료제, 조혈모세포 생착 촉진제 등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메디포스트가 글로벌 신약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부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씨비투웰브의 자회사 에프씨비파미셀은 최근 심근경색 줄기세포치료제 '하티셀그램-AMI'의 품목허가를 위해 '임상시험 성적에 관한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했다. 만일 식약청이 이 의약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내주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줄기세포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회사 측은 1분기 내에 최종 시판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배아줄기세포 분야 선두주자는 차바이오앤이다. 차바이오앤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실명치료제인 'hESC-RPE'를 개발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색소상피세포로 분화해 환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미국 어드벤스드셀테크놀로지(ACT)사가 개발한 기술을 차바이오앤에서 2009년에 도입했다.

현재 차바이오앤은 국내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제론사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임상 진입에 성공해 미국 ACT사가 주관하는 미국 내 임상1상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유전자·진단·U헬스 등 바이오분야 연구도 진척 = U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지식경제부가 국내 의료산업과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스마트케어 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2014년까지 관련 국내시장을 3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4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올해는 정부 주도의 스마트케어 서비스 시범사업이 본격화된다. U헬스케어 분야는 LG전자, SK텔레콤과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신사업 추진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최종경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케어 사업은 국가 차원의 유망사업인 만큼 진단기기, IT솔루션, 회원 관리업체 분야에서 각각 가장 실적이 돋보이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범사업이 진행되면 의료법 등 U헬스케어 사업이 성장을 가로막았던 정책적인 부분들도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의료법에 따르면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진료와 진단이 금지돼 있다.

이밖에 국내 유전자치료제 및 세포치료제 분야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툴리눔독소 사업 본격화로 고수익과 고성장 괘도에 안착한 메디톡스는 지난해 진출한 브라질 및 남미 시장의 수출 물량이 확대될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유전자치료제 티슈진C의 순조로운 임상 진행과 기존 사업부문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바이로메드는 2011년 대표 임상과제인 허혈성 심혈관치료제 VM202-PAD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DPN 등 202 계열의 임상2상 완료와 기술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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