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취미는 드라마 보기 혹은 스마트폰에 담은 최신 대중가요 듣기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엠에 투자해 '재미'를 본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엔 방송 콘텐츠 공급업체인 SBS콘텐츠허브에 관심이 많다. 드라마 시청률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말 좋은지는 직접 피부로 느껴야 합니다. 잘 모르고 남들 따라서 투자하면 (종목을) 사고도 불안해요."
최 매니저는 KB운용의 간판펀드로 자리잡은 KB밸류포커스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4.04%.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2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설정이후 수익률은 63.44%로 고공행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KB운용으로 이직했다. 본인 뿐 아니라 대형성장주 위주로 운용했던 KB운용에도 '모험'이었을 터. 그는 가치주 펀드도 성장주 못지않게 탄탄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최 매니저는 "올해 어려운 장이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운이 좋았다"면서 "포트폴리오에서 다른 가치주펀드와 차별화 했던 게 개별 종목이 부진한 장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내년 투자 전략이 궁금했다. 올해 기대 이상의 고수익을 냈다는 게 오히려 내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그는 내년 '진검승부'가 대형주가 아닌 개별 중소형주에서 갈릴 것으로 자신했다.
최 매니저는 "상반기 현대차 중심으로 자동차가 끌고 가고 하반기는 조선, 화학이 끌고 갔다"면서 "10개 남짓한 종목이 주도하는 장세였지만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 내년에는 매력도가 떨어진다"이라고 진단했다.
올해는 비슷한 대형주를 사서 비슷한 성과를 냈지만 내년에는 이렇게 하면 답이 없다는 것. 결국 밑단으로 내려다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쉬었던 대형 가치주나 시장평균대비 20~30% 저평가된 중소형 가치주의 상승여력이 높을 것으로 봤다.
내년 투자 포인트는 간단했다. 가격이 싸면서 구조적으로 이익성장이 가능한 종목. 올해 소녀시대 등으로 라인업이 강화된 에스엠이 그랬고, 고로 증설된 현대제철이나 은행주 평균 대비 저평가된 하나금융지주 등이 좋은 예다.
자산운용사에서 '떴다'하면 투자자문사로의 이직이 유행이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나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 매니저는 투자자문사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친다.
그는 "1년 성과로 평가를 받는 데는 무리가 있고 최소 3년은 지나야 한다"면서 "희망대로라면 10년을 내다보고 밸류포커스 펀드를 운용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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