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13회전의 비결‘고객을 읽어라’

머니투데이 정선옥 월간 외식경영 | 2010.12.29 21:33

경남 창원 '우람한우마을'

막 두 살을 넘긴 아기다. 신기한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을 때다.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사랑과 관심 가득한 태교를 받으며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는 아기처럼 전명덕 대표 역시 '우람한우마을'을 그렇게 매만져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냈다.

경남 창원의 하나의 이슈가 되어버린 '우람한우마을'은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청소년기, 청년기가 기대되는 곳이 아닐 수 없다.

하루 테이블 회전율이 9회에서 많게는 13회전이란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분식점 이야기가 아니다. 한 번 앉으면 기본 1시간은 넘게 식사를 하는 고기전문점의 회전율이다. 굳이 머리를 써가며 어려운 수식을 계산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루 종일 고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2008년 5월 오픈 한 '우람한우마을'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고객의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암소생고기 한우전문점이다.

더 안정적으로 뛰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시점에 있는 '우람한우마을' 전명덕 대표는 안주하는 법이 없다. 간과하지도 속단하지도 않는다.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경험과 경력, 지식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람한우마을'이 왜 이렇게 장사가 잘 되냐는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돌아오는 전 대표의 대답은 의외로 참 간단명료했다. ‘고객을 읽기 때문’이란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 라는 너무 당연한 답을 받아 들고보니 표면으로 보이는 말보다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아주 깊었다.

'우람한우마을'의 성공 비결‘고객을 읽어라.’‘고객을 읽는다’는 것은 고객의 식성부터 심리까지 모두 파악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쁜 와중에도 입구로 들어서는 고객을 세심하게 살펴야함은 물론 주방과 홀 직원간의 의사소통 역시 매우 중요하다.

더 나아가 고객을 읽는다는 것은 고객이 맛보길 원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메뉴 개발을 뜻하는 것이기도 한다.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선호하는 재료를 알고 질 좋은 식재료를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렇듯 '우람한우마을'의‘고객을 읽는다’는 성공비결은 음식점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경영법칙임과 동시에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기도하다. 알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진리를 기초로 하루 13회라는 경이적인 테이블 회전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람한우마을'의 성공 비결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 비결1 메뉴 개발로 이뤄낸 상품력
'우람한우마을'은 좋은 한우고기의 가장 꾸밈없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생구이와 엷게 화장을 한 듯 양념한 숯불생양념구이, 그리고 선택의 폭을 넓힌 두 가지의 육회가 메뉴의 주를 이룬다.고급부위 골고루 즐길 수 있는 주방장 스페셜(100g,1만7000원) l 고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주방장 스페셜은 안거미(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 꽃살, 갈비살, 등심 상강부위 등을 골고루 내는 모둠차림으로 하루 70~80인분이 판매되는 인기메뉴다. 소가 들어오면 하루 주문량만큼 스페셜 부위를 따로 분리해 놓아 판매량을 맞춘다.

서리가 내린 것처럼 잔 지방이 퍼져있는 등심 상강의 경우 소의 육질이 정말 좋아야만 추출할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전 대표는 스페셜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은 특별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세심한 커팅방법으로 가치상승 한우 우람모둠(140g,1만2000원) l‘한우우람모둠’은 흔히 비선호 부위라 일컫던 전각, 설깃, 보섭살, 낙엽살, 안심 등의 부위를 조화롭게 구성해 비선호부위 판매를 높이고 있는 메뉴다. 전 대표는 커팅방법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만 있다면 비선호부위는 질기다는 단점을 극복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우람한우마을'을 찾는 고객은 140g에 1만2000원이라는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어 가격대비만족도가 가장 높은 메뉴라고 말한다.

어린이와 여성고객에게 인기 숯불생양념구이(120g,1만원), 일본 야키니쿠 소스를 접목시킨‘숯불생양념구이’는 전 대표가‘야키니쿠 타래 소스 조리 강연’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8개월 가량 레시피 개발을 통해 탄생시킨 메뉴다.

초기에는 비인기 메뉴였지만 현재는 하루 50인분 이상 판매하는 효자상품이 됐다. 이는 역시 전 대표의 지치지 않는 메뉴 개발 때문인데, 고기양념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간장에 변화를 주고 은은한 단맛과 향을 내는 대파를 잘게 다져 첨가한 것이 고객의 입맛에 잘 맞았다고 한다. 두 가지 비결로 버무려진 한우육회(130g,1만2000원)

'우람한우마을'에서는 두 가지 스타일의 육회를 접할 수 있는데, 서울식 육회(간장 베이스)와 전라도식 육회(발효 양념고추장 베이스)다. 판매 비율은 전라도식 육회가 약간 높은 편인데 이는 한 달 이상 발효시키는 양념 고추장 맛 때문이다.

양념 외에도 전 대표가 말하는 '우람한우마을' 육회가 특별한 첫째 이유는 고기를 숙성해 저작감을 높이고 수분함량과 풍미를 더해 쫄깃한 생육보다 깊은 맛의 육회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육회에 사용하는 우둔살의 경우 표면의 5cm가량은 완연한 붉은색을 띄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황색을 띄게 되는데 주황색의 고기는 붉은색 부분보다 수분 함량이 높다고 한다.

때문에 수분함량이 많은 부위가 부패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을 감안해 연도가 높은 주황색부분을 노년층 고객에게 제공하거나, 다른 부위보다 먼저 소진하는 식으로 고기의 특성을 파악해 신선한 육회를 만드는 것이다.

◇ 비결2 고객의 식성을 기억해 맞춤서비스 하는 접객력
고객의 특성을 기억하는 사후 서비스가 아닌 사전 서비스 l 전 대표는 일본에서 3년 동안 유학한 경험을 되살려 일본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고객맞춤서비스를 '우람한우마을'에 도입했다.

이는 고객이 먼저 말하기 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하는 것인데, 육부실이 매장 입구에 위치한 이유도 들어오는 고객을 누구보다 먼저 맞이하고 성별, 연령, 모임의 특성에 따라(회식, 가족외식, 친목도모 등) 같은 모둠메뉴라도 제공하는 부위를 다르게 세팅하는 것이다. 같은 등심부위라 해도 남성고객의 경우 떡심이 있고 씹는 맛이 있는 윗등심을 선호하는 반면, 여성고객은 부드러운 맛이 뛰어난 아랫등심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가족운영시스템으로 인건비 절감과 안정적인 점포운영,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내공이 아니다. 누구보다 고객을 연구하고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여야만 할 수 있는 일이고 홀과 주방 직원간의 호흡 역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람한우마을'에서는 신규 고객을‘다이아몬드’라고 칭하며 고객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공유한다. 이는 고객의 재방문을 높임과 동시에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영방법이다. '우람한우마을'은 전 대표가 주방을, 전 대표의 어머니가 홀을, 전 대표의 아버지가 원육 공급을 맡고 있는 가족운영시스템이다. 가족운영시스템은 인건비의 절감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으로 안정적인 점포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점포의 2층은 직원들의 숙소다.

개인점포에서 직원 숙소를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투자라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사실. 전 대표는 외진 점포 입지 조건과 하루하루 힘든 근무 조건을 견뎌내는 직원들을 고려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가족이니까.

◇ 비결3 질 좋은 한우를 돋보이게 하는 식재료 선별력
발효사료 연구로 고급육 생산에 박차 l '우람한우마을'의 질 좋은 한우의 모태는 의령에 위치한 '우람한우농장'이다. 전 대표의 아버지 전우섭 대표가 운영하는 '우람한우농장'에서는 한우 50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전우섭 대표는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한 발효사료를 연구, 실험하고 있다.


'우람한우마을'은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한우를 원육으로 공급받기에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 20여 년 소를 사고 파는 경력을 지닌 전우섭 대표가 경남 일대 경매장을 돌며 1+이상 암소만을 사들인다. 매일 발품을 팔아가며 몸소 뛰는 전우섭 대표의 노력은 곧 고객의 높은 호응으로 나타난다.

절임류와 신선한 채소로 한우의 맛 극대화 l 한우에 어울리는 찬으로 절임 류와 신선한 채소만한 것이 또 있을까? '우람한우마을'은 제철에 나는 싱싱한 채소에 고기와 궁합이 맞는 양파, 고추, 오이 등으로 담가내는 장아찌까지 음식의 궁합을 따지고 한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재료들로 상차림을구성한다. '우람한우마을'을 찾는 고객은 고기의 맛도 좋지만 찬구성이 한우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

◇ 비결4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게하는 홍보마케팅
'우람한우마을'의 일 매출에서 20% 넘는 부분을 정육판매가 차지하고 있다. 사골부터 한우불고기까지 전 대표는 고객이 먼저 찾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게 하는 독특한 마케팅을 선보인다.

한우 사골과 잡뼈 예약제 판매 시행 후 고객이 먼저 발걸음 l 처음 1+, 1++사골과 잡뼈를 처분할 길이 없었을 때 전 대표는 2등급 가격으로 뼈를 판매해야만했다. 고심끝에생각해낸방법이고객을목마르게하는것.‘ 우람은 갓 잡은 싱싱한 뼈만 드립니다.’라는 POP를 내세우고 예약제 판매를시작했다.

당장은 재고가 쌓이더라도 다급해하지 않고 고객을 리드해갔다. 시간이 지나자 고객은 '우람한우마을' 뼈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입할 수가 없다고 인식하기에 이르렀고 그 후부터는 고객이 먼저 찾아오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한우불고기의 경우 우리가 흔히 대형마트의 불고기와 같은 양념육을 불신하는 이유가 양념과 고기를 혼합한 후 오랜 시간 보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우람한우마을'은 고객이 불고기 구매를 원하면 바로 버무려 판매했다. 오랜 시간 이런 방식으로 신뢰를 쌓으니, 이제는 양념이 된 불고기를 진열장에 준비해 놓아도 고객이 믿고 구매하게 됐다고 한다.

고객이 왕이지만 그 왕이 인군이 되기 위해서는 충신이 꼭 필요한 법. 이렇게 전 대표는 고객을 리드하고 좋은 것을 알리고 대접할 수 있는 '우람한우마을'이 되고자 노력한다.

◇ 비결5 비선호부위로 고부가가치 창출
'우람한우마을'에서 정육부위, 비선호부위를 처리하는 방식과 속도는 여느 고기전문점과는 다르다. 우선 설도,양지 부위는 우삼겹 모양으로 성형후구이감으로사용한다. 가격대비만족도가대단하다.‘ 숯불생양념구이’와 동일한 양념을 사용하는‘한우불고기’(400g, 1만원)는 테이블회전율을고려해포장판매함에도불구하고일판매량은70만원을웃돈다.

‘ 한우떡갈비’는 피가 지나가는 목심부위와 질긴 설도부위를 사용해 만드는데 다짐육의 일종인 떡갈비의 특성을 고려해 질긴 부위를 사용한 것이 오히려 식감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우떡갈비’는 역시 포장판매만 가능,하루에 10kg 이상 판매된다.

전 대표가 메뉴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비선호부위 처리라고 한다. 원가가 저렴한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제공하면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전 대표 역시 비선호부위 판매율을 높일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 고객의 인식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전 대표는 한우의 미래가 밝기 위해서는 메뉴 개발과 고객 접객력 향상, 좋은 재료의 사용 모두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고객의 인식변화를 꼽았다. 아직도 1+, 1++보다 1등급을 고급으로 알고 대형마트의 1~2등급과 '우람한우마을'의 1++의 가격을 두고 애먼 소리를 하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또한 마블링이 좋으면 무조건 좋은 고기라는 선입견도 전 대표를 힘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옛말에 백락일고[伯갪一顧] (명마(名馬)도 백락(伯갪)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으로, 재능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말)라 했다.

한우의 우수성이 아무리 입증되고 그 우수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한우전문점 대표들과 한우농장주, 축산업계 모든 사람들이 노력을 한다 해도 한우를 제대로 알고 즐겨주는 고객이 없다면 모두 부질없는 일. 이를 위해 전 대표는 점포에 한우고기 등급표와 단가표를 보기 쉽게 정리해 게시하겠다고 한다.

한우고기가 일반적으로 몇 개의 등급으로 구분이 되는지, 등급에 따라 단가는 얼마로 책정 되는지를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인지한다면 한우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고객 역시 한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것이 전 대표의 지
론이다.

전 대표는 일본 유학시절 키가 크다는 이유로 주방에서 내쫓길 뻔 했던 적도 있었고, 육부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1년여 간을 사생활을 포기하고 기초부터 일을 배운 경험도 있다. 점포를 경영하는데 일본 유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물으니‘고객맞춤시스템’이라는 가장 효과적인 경영방법을 터득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초밥 하나를 만들더라도 여성고객의 경우 밥을 기준치보다 적게 쥐고 초밥을 만드는 반면, 남성고객은 밥도 많이 스시의 길이도 길고 두껍게 썰어 초밥을 만든다. 이런 고객의 특성을 잘 파악해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음식점 업주들이 많이 보고 듣고 배워야만 한다고 전 대표는 말한다.

'우람한우마을' 오픈을 준비하기 전, 전 대표는 경남 의령에 위치했던(현재는 폐점상태) ‘금호암소한마당’이라는 고기전문점에서 막내로 일하면서 육부기술을 터득했다. 하루 14~15시간씩 일을 하며 처음부터 기술을 습득해 갔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들었지만 전 대표는 현재 '우람한우마을'보다 더 외진 산 속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 매출 3천을 기록하는 이곳이 궁금해졌다고 한다. 오기가 생겼고 그 힘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버텨냈다. 그렇게 보낸 고통의 시간이 지금은 무엇보다 힘이 되고 약이 된다고 말하는 전 대표의 눈빛은 세상에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굳은 의지가 서려있다.

평양냉면과 같은 온육수에 메밀면과 한우를 사용한 해장국, 어린 시절 할머니께서 해 주시던 된장 주물럭 맛을 잊지 못해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된장주물럭 메뉴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하는 전 대표의 포부는 한우 가공식품을 연구·개발해 한우의 대중화를 꾀하는 것. 전 대표는 이제 곧 뛰기 시작 할 '우람한우마을'만큼, 아니 그보다 더 5년 후, 10년 후가 기대되는 외식업계의 블루칩이다.


DATA 전화 (055)232-2556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평성리 26번지
영업시간 11:00~22:00(20:30까지 주문가능), 명절휴무

[ 도움말 ; 식품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_ 월간 외식경영 ]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3. 3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4. 4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5. 5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