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3남매 모두 일선 배치 '3세 경영' 본격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0.12.29 14:29

조양호 회장 차녀 조현민 팀장, 상무보로 승진… 3자녀 모두 임원 맡아

↑한진가 3세들. 사진 왼쪽부터 조원태 전무, 조현아 전무, 조현민 팀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팀장(부장·27)이 상무보로 승진함에 따라 한진그룹도 '3세 경영' 대열에 본격 합류하게 됐다.

장녀 조현아 전무(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36)와 장남 조원태 전무(여객사업본부장·34)에 이어 막내까지 중책을 맡게 된 것. 이에 따라 한진그룹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호 회장 막내 현민씨 임원 승진…3세 경영 '본격화'=아버지가 공부한 미국 USC(남가주대)를 졸업한 조 팀장은 2005년 9월 LG애드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한 후 2007년 3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이 부서에서 대한항공, 진에어(대한항공 계열 저가항공사) 등의 광고·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사실 조 팀장은 작년부터 임원 승진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조 팀장 스스로 승진을 단칼에 거절했다. 조 팀장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고 나서 임원에 오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조 팀장은 20대의 젊은 감성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의 보수적인 색채를 영 마케팅(Young Marketing)을 통한 '젊고 활기찬 회사'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종 사업 마케팅 진행시 신세대다운 통통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그룹 광고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이다.

최근 2년여 동안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등 주요한 대한항공의 광고는 그의 손을 거쳤다.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촬영한 TV 광고에서는 직접 출연, 번지점프에 과감히 몸을 던져 화제가 됐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조 팀장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진에어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조 팀장의 역할이 컸다. 2008년 진에어 출범식 때부터 현재까지 진에어의 톡톡 튀는 마케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세계 최초로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승무원들이 기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그의 작품이다. 일 욕심으로 바쁜 조 팀장이지만 진에어 관련 행사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도 눈에 띈다.

올해부터는 진에어와 정석기업 등기이사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밟고 있다. 이러한 막내딸에 대한 조 회장의 애정도 남다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바쁜 조 회장이지만 틈틈이 막내딸이 선보이고 있는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지켜보며 조언을 한다는 후문이다. 이번 조 팀장의 승진도 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 팀장이 3세 경영인이면서도 직접 일선에서 뛰며 대한항공의 딱딱한 이미지를 젊게 바꿔 놓은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면서 "특히 '통통 튀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미래 잠재고객층인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차세대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태, 조현아 전무, '확고히' 자리매김=지난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조 회장의 장남과 장녀인 조원태 전무와 조현아 전무도 각각 그룹 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지고 있다.

조원태 전무는 대한항공의 핵심부서라고 할 수 있는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 내 여객사업본부는 조 회장도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거쳤던 곳으로 대한항공 고위 경영진들이 거치는 '필수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조 전무는 2003년 한진그룹의 정보통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했다.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자재부 총괄팀장을 거쳐 여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까지 신종플루와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경영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 외에 2007년부터 IT자회사인 유니컨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진의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조현아 전무는 그룹 호텔 사업과 대한항공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 부분에서 차근차근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한 조 전무는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과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을 거쳐 현재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비빔국수와 비빔밥 등 웰빙기내식 메뉴 개발과 한식 기내식 세계화 등 대한항공 기내식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호텔 및 여행 관련 계열사의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계열사 '칼 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았고 한 달 뒤엔 한진관광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은 현재 대한항공과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5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가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한진그룹이 보수 색채 벗고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3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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