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앞둔 은행예금 50조 어디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0.12.27 14:09

특판예금 실종 재유치 소극적… 일부 랩·ELS 등 위험자산 이동

코스피지수 2000 회복과 맞물려 채권금리의 상승이 예상되면서 시중자금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약해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3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은행의 정기예금 50조원 가운데 일부는 예금, 채권보다 위험자산인 주식관련 상품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7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설정액(23일 기준)은 52조4273억원으로 이달 들어 8476억원 순감소했다. 지난 달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4952억원 순증가했고, 올 들어서만 6조3197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금리 상승(채권 값 하락)에 따른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코리아 기준 채권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6.84%였으며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47%(연 환산 1.88%)에 불과했다. 수익률이 최근에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금리는 앞으로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간 금리 하락의 원동력이던 채권의 품귀현상이 국고채 발행의 확대로 해소되기 때문.

내년 국고채 발행은 올해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난 82조4000억원으로 월 평균 6조9000억원 수준. 정부는 물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 국고채를 월 평균보다 많은 7조5000억원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 부담에 따른 금리 상승 재료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보유 잔액은 74조8032억원(22일 기준)으로 이달 초보다 5조4459억원 감소했다. 외국인의 채권 이자소득세 과세 부활과 은행세 도입, 내외 금리차이 축소에 따른 차익거래 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이처럼 안전자산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추세에서 지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의 정기예금은 50조5000억원(동부증권 추정)에 달한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이 부진한 상황이라 무턱대고 과거처럼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으며 재유치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예금 금리는 '마이너스'인 만큼 은행이 예금 재유치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일부 자금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식형펀드의 환매 속에도 대안 투자처인 랩어카운트 잔액(10월 말)은 33조5636억원으로 연초 이후 13조5933억원(68%) 증가했다. 또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규모는 11월 말 현재 2조6679억원으로 올 들어 9554억원(56%) 늘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는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오창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경기 개선과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채권의 투자수요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예금과 채권에서 이탈한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대거 흘러갈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과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주식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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