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선진국?"… 글로벌 자금 흐름 변하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0.12.27 15:21

이머징펀드서 30주만에 자금 순유출, 선진국으론 유입규모 커져

글로벌 자금들이 최근 선진국 주식형펀드로 몰려 가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급기야 이머징 주식펀드에서는 30주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어 왔던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12.16~12.22) 이머징마켓 주식형펀드에서는 총 5억620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5월 유럽 재정위기 발생으로 순유출을 기록한 이후 30주만에 처음이다.

한국 관련 4대 이머징 주식펀드에서도 자금이 순유출됐다. 아시아 익스재팬(Asia ex JP), GEM 등 4대 펀드에서는 지난주 11억1300만 달러가 빠져 나갔다. 16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머징 주식형 펀드 자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GEM의 경우 아직 순유출은 아니지만 유입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어 2800만 달러에 그쳤다.

반면 선진국 주식형펀드로는 자금이 쏠리고 있다. 12월 첫째주 37억 달러에 이어 둘째주에는 102억 달러가 몰렸고 지난주에도 약 57억 달러의 자금이 미국, 유럽, 일본으로 흘러 들었다.

선진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일단 미국 채권 주도의 선진국 채권 자금의 이탈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채권 자금에서는 지난주 23억 달러가 유출됐고 글로벌 머니마켓펀드(MMF) 역시 2주 연속 총 567억 달러의 현금이 누수됐다"며 "반면 선진국 주식으로 3주 연속 총 262억 달러가 순유입되며 글로벌 자금의 선진국 주식 선호가 선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 주식의 인기는 최근 미국 등 선진국 경기의 회복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하고 투자 회복 조짐이 보이는데다 최근 감세 연장 등으로 미국에 대한 낙관적인 경기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 주식형편드의 12월 수익률은 이머징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머징 자금이 유출돼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이머징 외에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금이 이머징으로 흘러 들었지만 최근 이머징 국가들의 인플레와 긴축 우려, 그리고 미국 경기 회복 움직임으로 일부 자금이 미국으로도 흘러드는 제한적인 상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머징 주식형펀드 중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된 반면 이머징 전체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로는 아직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개별 국가 펀드 중에서는 최근 긴축 움직임 등으로 중국 펀드에서 3주 연속 자금이 유출된게 이머징펀드 자금 흐름 악화의 가장 큰 이유였다. 국내 투자 외국인들도 최근 3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훈 연구원은 "2008년 이후 한국 관련 4대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입과 외국인 주간 수급간 방향성이 약 80% 일치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둔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도 판단은 최소한 3주 이상의 연속된 펀드자금 환매와 맞물려 왔고 최근 이머징 자금 이탈의 대부분이 중국펀드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 최근 아시아 통화 강세 전환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도 논의는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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