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OK! 지방은 '글쎄' = 부동산 가격 전망치가 넉달째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명동 사채시장에서는 건설사에 대한 시각을 수도권과 지방을 분리해 보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A건설사에 대한 어음 할인을 꺼리고 있다. 내년 1월 기업회생절자(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탓이다. 호남지역에서는 대형건설사로 지난 7월말 발표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200위에 드는 업체다.
반면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질 만큼 어렵다고 소문난 매출 1000억원대 B건설사에 대해서는 억대까지 할인을 해주고 있다. 서울업체이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관계사의 대출금 연체, 어음 만기 연장 요청 등 B2B(기업 대 기업)사업이 상당히 어렵다고 알려진 C건설사의 5개월짜리 어음 역시 사채시장에서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업체라는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덕분이다.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는 〃상위권 100대 건설사 중에 수도권 기반 업체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지방 업체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할인 받느니 차라리 기다린다" = 전자어음은 발행과 유통과정이 전산으로 처리된다. 전자어음법이 시행되면서 자산 100억원 이상 기업이나 상장사 등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은 약속어음을 반드시 전자어음 형태로 발행해야 한다.
그런데 투명한 거래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채업자들은 꺼릴 수밖에 없다. 특히 건설사들 어음에 대해 아직 색안경을 끼고 있어 할인 폭이 상대적으로 더욱 큰 편이다. 이에 할인을 받지 않고 차라리 만기까지 기다리겠다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명동 사채업자는 "사채업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건설사 어음에 대해 할인을 많이 하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반면 경기 회복이 더딘 탓에 당장 일거리가 없어 현금 쓸 곳이 없는 업체들의 경우 어음할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만기까지 기다리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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