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이유 있는' 고공 행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0.12.27 07:55

조선-해양-플랜트-전기전자, 고른 포트폴리오, 합리적 M&A 전략 등이 비결

현대중공업이 올해 10대그룹 중 최고 주가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부문 세계 1위면서 비조선부문까지 강화한 안정된 사업포트폴리오, 저가수주를 지양하는 수익 위주 경영방침, 무리하지 않고 실속을 챙기는 합리적 인수·합병(M&A) 전략 등을 비결로 꼽는다.
↑현대중공업 최근 건조 완료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인 ‘우산(USAN) FPSO’. 우산(USAN)이라는 이름은 최종 설치될 나이지리아 원유 필드의 명칭을 따 명명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24일 현재 45만6500원으로 지난해 연말 주가 17만3500원 대비 163% 급등했다. 조선업체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선전했지만 경쟁사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주가상승률 73.7%와 107%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발표한 10대그룹(기업집단 소속 상장법인의 시가총액 기준) 시가총액 상승률 집계에서도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5조2460억원에서 기준일 현재 32조4920억원으로 113.1% 증가했다.

업계는 현대중공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 우선 조선부문에만 편중되지 않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꼽는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단순히 조선사로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비조선부문 비중이 커졌다.

현대중공업이 공개한 올해 사업부별 수주량을 보면 지난 11월말 현재 가장 많은 수주량을 기록한 것은 조선 부문(37억9300달러)이지만, 전기전사업부(31억8400억달러)도 조선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사업부는 각종 선박 및 고속철도용 제어장치, 변압기 등 전자장비를 생산한다. 중점 육성 중인 풍력과 태양광 사업도 이 사업부에 속한다.

이밖에 해양과 플랜트가 각각 28억3400만달러, 19억8700달러, 엔진기계가 20억200만달러, 중국에 굴착기공장을 가동 중인 건설장비사업부가 17억500만달러 수주를 기록, 고른 분포를 보였다.


조선산업은 전통적으로 업황사이클이 커 투자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인식된다.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이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외에 다른 조선업체들은 아직 조선이나 해양플랜트분야에 사업이 편중돼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왼쪽)이 지난 8월 인수를 마무리한 오일뱅크 대산공장을 방문해 권오갑 오일뱅크 사장(오른쪽)에게 사훈이 적힌 액자를 전달하고 있다.

충분한 현금보유량을 바탕으로 성사시킨 2건의 대형 M&A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시장의 부진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현대상사 인수를 결정하고 올 초 합병을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숙원이던 현대오일뱅크를 되찾는데 성공했다.

대형 M&A에는 어김없이 따라붙던 '승자의 저주' 논란도 없었다. 한 예로 IPIC(아부다비국영석유사)와 법정 분쟁을 거쳐 인수한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인수의 경우 시장 평가금액보다 적은 약 2조5734억원을 썼다.

수익 위주의 경영도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경기 회복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 컨테이너선 수주가 경쟁사보다 늦게 재개됐다. 워낙 낮은 선가 때문에 수주를 자제했다는 것이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외 사업부를 통해 현금흐름을 양호하게 이어갈 수 있어 굳이 낮은 가격에 배를 수주할 이유가 없다"며 "도크운영 여력이 생겨 내년부터는 선박을 수주하는데 한결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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