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가 북한에선 3대 명절?

머니투데이 뉴시스  | 2010.12.24 08:05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 거리마다 울려퍼지는 캐롤, 예배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 선물을 기다리며 잠 못드는 아이들… 북한에도 이런 성탄절 풍경들이 있을까?

북한에서도 봉수교회와 칠곡교회, 장충성당 등에서 성탄 기념 예배나 미사가 열려 성탄절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남북대화 시작 이후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해 조선기독교도연맹 등 종교단체의 활동을 재개시켰고 80년대에는 봉수교회, 칠곡교회, 장충성당, 정백사원과 같은 종교시설들도 신축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는 주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때문에 주민들은 성탄절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하다고 한다.

오히려 성탄절 전날인 12월24일이 의미 있는 날로 통한다. 이 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자 생모인 김정숙의 출생일이기 때문이다.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과 함께 북한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이 날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문화행사와 보고대회 등이 북한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또 조선중앙TV 등 북한 방송들은 '항일의 여성혁명가'로 불리는 김정숙의 생애 업적을 칭송하며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킨다.

최근 중국에서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면서 북한 중앙당 간부나 부유층 자제들 사이에서 성탄절을 즐기는 풍조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12월24일 평양에 있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의학대학, 경공업대학 등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이날 하루 강의가 끝난 뒤 강당에서 김정숙 탄생일 기념 경축행사와 '충성의 노래모임'을 진행한다.

행사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온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성탄절을 즐긴다. 친구들끼리 모여앉아 미리 준비한 술과 음식을 펼쳐놓고 캐롤이나 한국 유행가를 부르면서 논다고 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래의 북한 엘리트층을 구성할 신세대 대학생들이 이처럼 성탄절을 즐기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대학생들의 이런 놀이에 대해 엄격한 단속이나 처벌은 하지 않고 있다.

수십만명에 이르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도 비밀리에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2월 국제기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의 폴 에스타브룩(Paul Estabrooks) 목사를 인용, 북한 내 기독교인들은 당국의 감시를 피해 12월 24일 가족들끼리 비밀리 만나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타브룩 목사는 약 40만~5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가정과 지하교회를 통해 기독교를 믿고 있으며 이들 중 7만~10만 명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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