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모바일 인터넷에 도전하라

머니투데이 이제범 카카오 대표 | 2010.12.24 14:12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개발자로 일하던 후배로부터 어느 날 연락이 왔다. 어릴 적부터 국제 올림피아드 등 많은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상을 휩쓸던 유망한 친구였다. 그 후배가 전한 소식은 모바일 인터넷 회사를 창업하기 위해 구글을 그만두고 귀국했다는 것이다.

이 후배 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지인들이 모바일 세상의 새로운 기회에 주목하며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필자 또한 요즘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이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왜 많은 이들이 모바일에 열광하며, 지금이 모바일 시장에 도전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것일까?

모바일 인터넷은 기존의 인터넷 시장보다 훨씬 큰 시장을 만들 것이다. 전세계 68억 인구 중 PC를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인구는 전체의 26%인 18억명이다. 하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인구는 46억명으로 2배 이상이 많다. 2013년에는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이용자수가 PC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이용자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궁극적으로 휴대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콘텐츠를 소비하며, 광고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비단 이용자수만이 아니라, 사용하는 시간에 있어서도 모바일 인터넷이 압도적으로 많다. 책상 앞에 앉아 PC를 사용하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폰은 24시간 365일 동안 항상 내 몸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먼저 모바일 인터넷이 개방된 일본의 유명한 서비스 믹시(Mixi)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6년 믹시에 접속한 횟수 중 PC를 통한 접속은 83%였고, 모바일을 통한 접속은 1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현재 PC 접속은 16%로 급격히 줄은 반면, 모바일을 통한 접속은 84%로 급격히 늘어났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모바일 인터넷은 더 많은 사람의 일상생활에 깊숙히 자리잡으며 훨씬 큰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은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이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10년마다 컴퓨터 플랫폼이 바뀌어왔다. 1960년대를 시작으로 메인프레임 컴퓨터, 미니 컴퓨터, 퍼스털 컴퓨터, 데스크탑 인터넷 그리고 지금의 모바일 인터넷까지 10년마다 플랫폼이 변화해왔다. 시대가 주는 큰 성공의 기회도 플랫폼이 변화하는 10년마다 우리에게 찾아왔다.

PC 시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10년전 열린 인터넷 시장은 PC의 강자가 아닌 구글, 네이버와 같은 새로운 벤처가 나타나 장악했다. 새로운 게임의 룰이 적용되는 변화의 시기에는 벤처가 기존의 강자보다 유리하다. 벤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며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벤처가 나타나 새로운 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80만대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올해 700만대로 급성장했고, 내년에는 2000만대 이상이 보급되어 4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도 9개월만에 48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모바일서비스들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이 태동하는 시기인 지금, 많은 벤처들이 10년 만에 주어진 큰 기회에 도전하고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의 IT 벤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벤처로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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