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로 승부조작, 쇼트트랙 코치들 덜미

머니투데이 뉴시스  | 2010.12.23 11:18
중고교 쇼트트랙 전국대회에서 승부를 조작한 쇼트트랙 코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전 국가대표 출신 코치 A씨(45)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코치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3월 모 시장배 전국 남녀 중고교 쇼트트랙 대회에서 미리 입상할 선수와 등수를 정해두고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학교와 별개로 고용된 개인코치들로 전국대회 입상실적이 부족해 대학 진학이 어려운 고3 선수를 입상시키고자 담합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세계 선수권대회 입상자들로 1인당 매월 60~70만원 상당의 사례를 받고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진학률을 높이면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들은 A씨 등의 지시대로 1~3순위 선수를 먼저 보내고 천천히 트랙을 돌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기권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경기 전 회합을 열고 사전 담합을 한 뒤 경기 당일 입상할 선수들이 순위다툼을 하다 실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통해 1~3위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A씨는 일부 코치들이 담합을 거부하자 '폭탄을 시켜서 싹 쓸어버리겠다'며 협박해, 코치들이 승부 조작에 합의할 수밖에 없도록 하고 기밀유지용 각서까지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A씨는 모 방송국 해설위원으로 지난 3월 곽윤수·이정기 국가대표 '짬짜미' 파동 당시 '조작은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A씨 등은 심판진에게 담합을 눈감아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으며, 심판진은 A씨 등의 담합을 알고도 명확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협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에 "제자들이 대학 진학 실패 후 입대하는 등 운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 선수층이 얇아지게 될 것 같아 범행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실제 입상 경력이 없었던 A씨의 선수를 비롯한 입상자 11명 중 다수가 2011학년도 대입 체육 특기자 전형에 응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대표 선발 본선전은 '타임 레이스' 방식을 채택했으나 국가대표 선발 예선전과 그 외 경기들은 아직도 '오픈 레이스'로 진행돼 승부조작 우려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한체육회와 성남시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는 한편, 다른 대회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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