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러시 속 퇴출 '칼바람'도 매서웠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0.12.22 07:50

[2010 증시 결산③]5년간 최다 신규상장, 상장폐지 급증으로 상장사 증가세 미미

올해는 코스피지수가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훈풍을 타면서 증시를 '노크'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을 비롯한 대형·우량 종목들이 증시에 안착했고, 외국기업의 상장도 러시를 이뤘다.

동시에 시장 건전화를 위한 '불량기업 솎아내기'가 본격화되면서 상장폐지 기업들도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몇년사이 최다의 신규 상장이 이뤄졌음에도 전체 상장기업의 수는 좀체 늘지 않았다. 앞문도, 뒷문도 '장사진'을 이룬 셈이다.

◇신규상장 규모, 5년새 40%증가=2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상장했거나 연내 상장될 예정인 종목의 수는 코스피시장 32개, 코스닥시장 76개 등 총 108개에 이른다.

신규 상장기업의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63개사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78개로 늘었고 올해에는 최근 5년내 최다기록을 세웠다. 2006년(77개사)과 비교하면 40% 증가한 수치다.

신규 상장사들의 질(質)도 좋았다. 공모금액이 각각 4조9000억원, 1조7000억원에 달했던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대형종목이 코스피시장에 성큼 발을 들였다. 재상장 직후부터 자동차 부품업종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단번에 뛰어오른 만도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조달청' 아이마켓코리아 등 우량종목들도 연이어 상장됐다.

외국기업들도 속속 한국증시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증시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주가흐름을 보이는 데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내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의 수는 지난해 10곳에서 올해 17곳으로 늘었다. 성융광전투자 차이나하오란 등 중국기업이 압도적인 가운데서도 뉴프라이드(미국) 코라오홀딩스(라오스) 등 중국 이외 국가에 터를 잡은 한상(韓商)기업들도 상장됐다.


이외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채 막바지 상장절차를 밟고 있는 곳만 해도 두산엔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상 국내기업)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 썬마트홀딩스(이상 중국기업) 등도 대기 중이다.

◇상장폐지기업 수, 2006년 15곳→2010년 94곳=올해는 무더기 증시 퇴출이 남긴 그림자도 짙었다. 이 때문에 신규상장이 증가했는데도 전체 상장사 수는 좀체 늘고 있지 않고 있다.

올해 총 상장사 수는 1804개로 2006년 1694개에 비해 약 6% 증가했다. 지난해(1798개)에 비해서는 불과 0.33% 늘어난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상장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상장폐지 기업의 수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상장폐지 기업의 수는 2006년과 2007년엔 각각 15개사 17개사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26개사, 2009년에는 83개사로 급증했다. 올해엔 2006년에 비해 6배를 웃도는 94개사가 증시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찬바람이 매서웠다. 코스닥시장 퇴출 종목 수는 2006년 10곳에서 올해 74곳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심지어 올 5월19일부터 24일까지 3거래일 동안에는 코스닥 전체 상장사 수가 999개를 기록, 5년 만에 처음으로 1000개를 밑돌기도 했다.

내년에도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만큼 올해처럼 상장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시장 건전화에 대한 시장기구의 의지 역시 단호하다.

김병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는 "내년에도 우량 비상장사를 발굴해 시장에 올려놓으려는 노력과 병행해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고삐를 죄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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