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안' 내년 집값 심상찮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0.12.23 08:08

"수도권 미분양 3만가구인데, 왜?"


- 주택공급 3년째 감소…입주도 19만가구뿐
- 미분양 장기 악성 물량 '수요 흡수' 힘들어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이후 3년 연속 주택공급이 급감한 것이 내년부터 집값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아파트 공사기간이 2∼3년 정도인 만큼 최근 3년간 공급감소 여파가 당장 내년 입주물량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미분양이 3만가구에 육박하지만 대부분 외곽지역, 중대형, 고분양가 아파트 등 이른바 '장기 악성물량'이어서 주택수요를 흡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3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7년 55만가구였던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은 분양가상한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2008년 37만가구에 이어 지난해 38만가구로 줄었다.

올들어 1∼11월 인·허가 누계치는 22만9039가구로 외환위기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다. 공공주택의 경우 연말에 인·허가 신청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당초 연간 목표인 40만가구를 채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2007년 48만가구에서 2008년 26만가구, 2009년 30만가구, 올 1∼11월 13만가구로 줄었다. 내년에도 민간주택 분양물량이 20만가구를 밑도는 등 공급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민간건설사 가운데 현재까지 내년 아파트 분양계획이 있거나 계획을 수립한 50여곳의 분양물량을 집계한 결과 전국 230여개 단지, 총 18만8485가구(도시계획정비사업 조합원분 포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조사한 분양계획 물량 25만8466가구에서 27% 감소한 것으로 이 회사가 분양계획 물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2007년 당시 분양계획(43만2478가구)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3년 연속 주택공급이 줄면서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물량(입주물량)도 급감한다.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0만가구 이상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19만여가구로 줄어든다. 2012년 입주 예정 물량은 12만여가구로 예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감소는 전셋값 상승, 중소형 매매값 상승, 청약시장 과열, 부동산시장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쏟아진 분양아파트는 대부분 올해 입주했다"며 "내년부터는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아파트에 수급 불균형을 막는 방어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전셋값이나 집값급등을 막으려면 민간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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