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건설사, 준공후 미분양 담보로 자금조달

더벨 길진홍 기자 | 2010.12.21 09:53

2금융권, PF아닌 일반 담보대출 '환영'..시공사, 1금융권 PF상환+미수금회수 목적

더벨|이 기사는 12월16일(15: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1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상환하고 공사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특히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대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준공후 미분양 담보대출을 반기고 있다. 감독당국의 부동산 PF 대출 규제로 마땅히 자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준공전 미분양과 달리 등기가 완료됐기 때문에 PF가 아닌 일반 담보대출로 취급된다.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서도 대출을 늘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다수의 저축은행이 신디케이션론 형태로 100억~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대부분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대출이며 금리는 10%대 초반으로 형성돼 있다. 담보로 확보한 미분양 아파트가 매각되면 대출금을 조기에 상환 받을 수 있다.

신영은 청주 지웰시티 미분양 아파트 500여가구를 담보로 165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달 1400억원이 인출됐으며 다음주 250억원이 추가로 기표될 예정이다. 대주단은 저축은행과 단위조합 15곳으로 이뤄졌다.

대출만기는 1년이며 금리는 10%대 아래에서 책정됐다. 조달 자금은 시공을 맡은 한라건설과 두산건설의 공사비 지급 용도로 쓰인다. 지웰시티는 지난 7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며 분양률은 78%를 보이고 있다.


이도시로씨앤디는 지난 13일 현대기업금융 등으로부터 200억원을 대출했다. 용인 죽전의 주상복합아파트 미분양 31가구가 담보로 제공됐으며 시공사인 일성건설이 조건부 채무인수를 약정했다. 만기는 1년이며 금리는 10% 수준이다. 일성건설은 이번 대출로 150여억원의 공사미수금을 회수했다.

부산에서는 쌍용건설이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구서동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PF 대주단 차입금을 상환했다. 준공후 미분양 277가구를 담보로 1020억원이 조달됐다. 쌍용건설이 대출금 일부에 대해 보증을 섰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저축은행14곳이 대출에 참여했다.

이처럼 2금융권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담보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미입주 아파트 계약을 해지하고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은 인천 학익동 미입주 아파트 343가구를 저축은행에 내놨다. 소유권 보존 등기 기한이 지났는데도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계약자 명의를 저축은행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출 예정금은 450억원으로 저축은행들은 연 13% 이상의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입주율 저하로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진 건설사들이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담보대출을 문의해오고 있다"며 "대부분이 지방 악성 사업장이어서 시공사 보증을 별도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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