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땐 정확한 격파 위해
황해도 진지 일대 날씨 더 중요
북 피로도 높이려는 심리전도
지난 18일 오전 연평도의 날씨는 맑았다. 군 당국이 16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중단됐던 우리 군의 해상 사격 훈련을 18~21일 기상 상태를 보면서 같은 장소에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군 안팎에선 훈련이 이날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군은 이날 사격 훈련을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19일 “연평도 육지의 날씨만 고려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등으로 사격하는데 날씨가 좋아야 연평도 서남쪽 탄착 지점에 포가 제대로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평도 육지에서와 달리 해상엔 해무가 끼었다고 한다.
연평도 인근 우리 해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황해도 북측 진지 일대의 날씨다. 다른 군 관계자는 “이번 사격 훈련은 정당한 훈련이지만, 단순한 사격 훈련이 아니다”며 “북한의 도발 시 우리가 정확히 격파해야 하는 엄중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군 소식통은 “우리 영상 장비가 연평도와 맞대고 있는 황해도의 개머리, 무도 진지뿐 아니라 주변 지역 북한군의 전반적 동향까지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상 상태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군의 피로도를 높이려는 심리전도 엿보인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18일 훈련을 실시하는 것처럼 했다가 날짜를 다시 고르는 것 자체로 북한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북한이 위협하고 중국·러시아가 말린다고 사격훈련을 하지 않으면 이 수역을 북한 것으로 인정하고 우리 영토를 내주는 셈이 된다”며 “사격 훈련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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