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차와 현대건설 협상임박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12.19 11:52

연내 딜 마무리 의견 우세..'현대그룹 소송에도 배임 내부우려 커'

현대건설 매각을 추진하는 채권단이 현대그룹과의 매각이 중단될 경우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 내부에 이번 현대건설 매각을 조속히 마무리 짓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인수가로 5조1000원을 제시한 가운데 채권단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을 마다할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할 수 없게 됐다면 예비협상대상자를 고려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가급적 이번에, 연내에는 딜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르면 다음 주 경에라도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이 주주협의회에 올라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7일 각 채권 기관에 발송된 주주협의회 서면동의안에는 '현대그룹과의 매각 중단 시 예비협상대상자(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문제를 추후 전체 주주협의회에서 협의해 결정한다'는 안건이 포함됐다.

채권단이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이 안건을 올렸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안건은 오는 22일까지 서면 동의를 받게 되며, 의결권 기준으로 75%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외환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운영위원회 3곳이 의견을 모아 이번 안건을 올린만큼 '주주협의회에서 협의하자'는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실제로 주주협의회에서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게 되느냐의 여부다.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려면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단 매각주관사이자 가장 높은 의결권(24.99%)을 가진 외환은행은 원칙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매각주관사로서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다른 채권기관들도 현대차로의 매각을 반대할 명분은 뚜렷이 없다. 국내에서 현대건설을 가져갈 만한 곳이 많지 않은 가운데 매각 진행 초기부터 유력한 인수자로 꼽힌 현대차그룹을 마다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반대 논리 없이 5조1000억원 규모의 딜을 무산시키면 배임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 등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중요하다. 각 기관의 의결권이 22.48%와 21.37%. 만일 다른 기관들이 다 찬성하고 두 기관 중 한곳만 반대한다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거세게 반발, 향후 법적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여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인수 자격 박탈 움직임에 "법과 양해각서(MOU) 및 입찰 규정을 무시한 일방적 폭거"라며 반발하는 등 채권단 발표마다 실시간으로 반박 자료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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