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도 신용 하향 검토… 유럽 위기감 재고조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12.15 16:22

16일 유럽 정상회의에 우려 진정 기대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데 이어 무디스가 스페인 등급 하향 가능성을 전하면서 유럽 국채 불안의 암운이 다시금 짙어질 조짐이다.

◇ 유로는 설설..국채 금리는 폭등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5일 스페인을 국가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 9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aa'에서 'Aa1'으로 낮춘 바 있다.

하루 앞서 S&P는 최근 유럽의 국가채무 위기 국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스페인과 벨기에의 등급 하향 우려 속에 유럽 국채 불안이 재강화되면서 달러를 상대로 한 유로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15일 오후 3시1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대비 0.0069달러(0.51%) 떨어진 1.330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 움직임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4일엔 무려 1.1%포인트 급등하며 연고점인 5.514%를 찍었다. 같은 날 벨기에 국채 10년물 금리는 1.7% 뛰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 스페인, 무게감이 다르다

특히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주는 시장 충격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다른 주변국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같이 문제국으로 묶여 있긴 하지만 스페인의 경제력은 나머지 주변국들에 비해 월등하다. 스페인은 유로존 내 4위 경제국이자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스페인의 등급 하향 검토 이유로 내년 늘어나는 차환 수요(refinancing)로 인한 자금 조달 압박과 은행 구제 비용으로 인한 공공부채 비율 상승 등을 제시했다.


무디스는 한편으론 대규모의 등급 하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불안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스페인이 다른 주변국들에 비해 높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향 검토 이후에도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Aa' 범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지난 9월 말 스페인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하며 경제전망과 국가 부채 규모에 비해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이 매우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디스의 말대로 스페인 경제의 내실은 덩치에 비해 처진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유럽에서 세번째로 높다.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

◇ 16일 정상회의서 해법 나올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논란의 불씨도 스페인이 지폈다. 그리스, 아일랜드 등에 이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현재 7500억유로인 EFSF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거듭되고 있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등급 하향 가능성 제기로 인해 주중 열리는 1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FSF 확대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회의의 주된 의제는 2013년 7월 EFSF 만료 이후 유로화 안정을 지원하게 될 영구기구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창설이지만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의 EFSF 규모 확대 주장도 거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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