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2년새 200배 성장 "매출 1조 꿈이 아니죠"

머니투데이 대담=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정리=김성지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 2010.12.21 07:20

[머투초대석]'1억불 수출탑' 김태섭 케이디씨그룹 회장 "3D콘텐츠 투자도 진행"

↑ 김태섭 케이디씨그룹 회장은 내년 5월 아이스테이션을 통해 무안경 방식의 태블릿PC '미니탭'을 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봉진기자 honggga@
불과 3년 전만 해도 3차원(3D) 영화는 우리에게 생소했다. 그저 63빌딩이나 놀이공원에 가면 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20여분 남짓한 영상 정도가 다였다. 오랜 시간 시청하면 어지럼증이 생기기 때문에 2시간 남짓한 영화로는 적합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지난해 3D영화 '아바타'가 개봉하면서 3D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아바타'의 상영시간은 3시간에 달하는데도 어지럼증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후 3D영화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3D영화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즈음부터 '케이디씨'도 주목받았다.

2004년부터 3D분야에 투자하기 시작한 케이디씨정보통신은 현재 3D촬영장비를 비롯해 극장용 3D영사장비까지 다양하게 갖춘 국내 유일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2008년 2억원에 그친 케이디씨정보통신의 3D관련 매출은 올해 48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년새 무려 200배 성장한 셈이다.

이처럼 케이디씨정보통신이 우리나라 3D영상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케이디씨그룹 김태섭 회장(47)의 역할이 컸다. 3D사업을 하는 케이디씨정보통신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바른전자, 휴대형 디바이스를 주로 생산하는 아이스테이션까지 총괄하는 김 회장을 만나 3D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 김태섭 케이디씨그룹 회장이 '1억달러 수출탑'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이고 있다. ⓒ홍봉진 기자 honggga@
―얼마전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출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케이디씨정보통신과 아이스테이션, 바른전자 등 케이디씨그룹 계열사들의 수출합계는 1억2500만달러(약 1383억원)에 달합니다. 케이디씨그룹의 모체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은 3D분야에서 227억원의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케이디씨그룹 전체 예상 매출은 5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2000억원을 해외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과 몇년새 케이디씨그룹을 '수출기업'으로 성장시킨 비결은.
▶케이디씨그룹이 3D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출 위주의 판로가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케이디씨정보통신에서 생산·판매하는 극장용 3D영사시스템은 국내 3D상영관이 한정된 관계로, 거의 모든 생산량이 수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3D상영관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3D 수출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른전자도 세계 각지에 플래시메모리를 수출하는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케이디씨그룹 계열사들의 주력사업은 '3D'에 정조준돼 있는 것같은데, 회사별 주력사업은 무엇인가요.
▶케이디씨는 극장용 3D입체영상시스템인 MI-2100을 비롯, 3D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3D영상제작용 카메라 특수장비 '리그'와 3D필터의 접합·설계 등 3D 액정표시장치(LCD) 양산에 필수인 원천기술을 활용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바른전자는 플래시메모리카드 생산이 주력사업이지만 앞으로 플래시메모리카드와 범용직렬버스(USB) 메모리카드에 추가해 '스마트카드'와 무선랜이나 블루투스, 지그비 같은 무선기술을 접목한 '컨버전스카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모바일, 태블릿 등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플래시메모리카드 수요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이스테이션은 휴대형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내비게이션 생산업체에서 태블릿PC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고, 현재 학습용 태블릿 '버디'를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3∼4종의 태블릿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3D 전도사'로까지 불리는데, 3D사업에 특별히 애착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중학교 2학년 때 극장에서 '스타워즈' 1편을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저런 영화를 만들 수 있지?'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기억이 납니다. 이를 계기로 지금도 영화는 SF물과 공포영화만 봅니다. 새로운 시각적 체험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런 개인적 취향 때문에 자연스럽게 3D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같습니다. 1988년 케이디씨네트웍스를 설립해서 운영하던 저는 2003년 케이디씨정보통신을 인수하면서 3D 투자에 나섰습니다. 3D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2006년부터 시작했고, 그 성과는 2008년부터 가시화됐습니다. 그러다가 3D영화 '아바타'가 2009년에 크게 흥행하면서 우리 회사의 3D사업 매출도 40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올해는 이보다 10배 늘어난 48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홍봉진기자 honggga@

―세계에서 2개밖에 없는 3D영사장비 특허권을 보유했다고 들었는데, 이 기술의 상용화 계획은.

▶방송장비도 그렇지만 극장의 영사장비도 대부분 외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회사는 2006년 미국 '마스터이미지'와 손잡고 전세계에서 2번째로 3D영사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3D영사기술에서 세계 1위를 하는 '리얼디'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편광필터 방식의 3D안경과 3D촬영장비 '리그' 등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3D패널을 만드는 필름부착기술을 특화해 생산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3D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콘텐츠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에 대한 투자계획은.
▶맞습니다. 3D시장의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6년 설립한 자회사 '리얼스코프'를 통해 처음으로 3D뮤직비디오를 찍었습니다. 지금보면 조잡하지만 당시에는 국내 최초 3D뮤직비디오였습니다. 이후에 많은 작품을 찍으면서 3D영상촬영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고,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3D드라마 '신의'를 촬영할 계획입니다. 물론 이 드라마 촬영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케이디씨의 3D촬영장비가 쓰입니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히트하면 안방에서도 3D가 보편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안경 방식의 3D제품은 언제쯤 선보일 계획이신지.
▶지난해 1월 무안경 방식의 3D패널을 일본 히타치에 공급했습니다. 히타치는 이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KDDI에 공급한 것으로 압니다. 이전 무안경 방식의 3D제품은 화각이 좁아 조금만 시선이 틀어지면 입체영상을 볼 수 없거나 눈에 큰 피로감을 줬습니다. 그러나 아이스테이션을 통해 내년 5월쯤 선보이는 12.7㎝(5인치) 태블릿PC '미니탭'에 탑재되는 3D패널은 이같은 현상이 없을 것입니다. 가시화각을 대폭 확대해 어떤 위치에서도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홍봉진기자 honggga@
―3D 태블릿PC 제품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나라 중소업체가 차지할 수 있는 태블릿PC시장 규모는 고작 1만대 수준입니다. 따라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10월에 출시한 태블릿PC '버디'는 시장의 반응을 보기 위해 낸 것이고, 앞으로 주력제품은 3D 태블릿PC가 될 것입니다. 만약 무안경 3D영상에 디지털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사전까지 담은 제품이 있다면 고객은 무엇을 사겠습니까.

―앞으로 계획과 경영철학이 있으시다면.
▶2008년 인수한 아이스테이션에 대한 구조조정은 최근에 마무리됐습니다. 가산동사옥, 안양 금정사옥, 화성공장 등 유휴부동산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700%에서 200% 미만으로 낮췄고, 500억원으로 늘어난 자본금도 감자를 통해 57억790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이제 아이스테이션의 재무상태가 안정화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3D사업을 중심축으로 계열간 사업시너지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케이디씨정보통신에서 개발한 무안경 방식의 3D기술을 아이스테이션 태블릿PC로 상용화하겠다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2003년 케이디씨정보통신 인수를 시작으로 아이스테이션, 바른전자를 인수했지만 단 한번도 사람에 대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경영이 불안정하면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이탈하더군요. 이게 안타까워 지난 5월부터 전직원에게 e메일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매주 금요일이면 600명의 직원에게 e메일을 보냅니다. 이제 애독자도 생기고 매번 70∼80통의 회신을 받습니다.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소통'하게 된 거죠. 2010년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올해 5000억원을 달성했으니 저는 '허언'을 한 셈입니다. 그래도 절반은 지켰으니, 양해해 주겠지요? 이제 직원들과 힘을 합쳐 '1조원' 고지를 향해 달려갈 생각입니다.



【약력】△1964년 서울 출생 △서울 경문고·연세대 정보대학원(석사) △케이디씨네트웍스 설립 △케이디씨정보통신 인수 후 케이디씨그룹 회장 취임 △리얼스코프 설립 △아이스테이션 인수 △바른전자 인수 △한국리얼3D콘텐츠제작자협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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