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치킨집의 반격' 공정위 신고 예정

머니투데이 김유림, 김희정 기자 | 2010.12.12 15:18

프랜차이즈협, 부당염매행위로 13일 공정위 제소 예정..마케팅 대응도 고민

롯데마트가 내놓은 5000원짜리 '통큰치킨'이 프랜차이즈 전문점 치킨의 원가 논쟁으로까지 확산되자,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롯데마트의 닭 판매 가격을 둘러싸고 일부에서 '전문점치킨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전문점 업계는 오히려 "롯데마트 가격이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리더' 상품"이라며 불공정 염가 판매 의혹을 제기했다.

로스리더(loss leader) 상품이란 대형 유통 기업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판매하는 이른바 '미끼상품'을 뜻한다. 치킨 업계는 최근 우리사회의 '상생' 분위기에 역행하는 불공정 처사라며 롯데마트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와 관련해 트위터를 통해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하루에 닭 5000마리를 팔려고 한다"며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이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 롯데마트 치킨..부당 거래행위 논쟁으로 확산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를 '부당 염매 행위'로 오는 13일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롯데마트가 마진을 포기하고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해 다른 치킨 전문점들의 생계를 부당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닭고기 가공 업체 하림의 계열사인 '올품'으로부터 마리당 4300원에 닭고기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닭과 튀김가루, 튀김 기름 등을 감안하면 도저히 6000원 밑으로는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며 "대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벌이는 역마진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지난 10일 "치킨업계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제소해오면 롯데마트의 염가판매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치킨 논란이 대기업의 부당 거래 행위로까지 확산되자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도 정진석 수석에게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뜻이 아니었다"며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부당 염매 논란에 대해 "영업비밀이라 외부에 원가를 공개할 수 없으나, 통큰치킨에는 작으나마 마진이 분명 붙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치킨 시장은 총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82개 매장에서 팔아도 연간 예상 매출은 최대 360억원에 불과, 전체 치킨 시장의 0.7%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치킨 판매를 중단한다든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에는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치킨 프랜차이즈도 반격 나서

롯데마트 치킨이 대대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마케팅 전략차원에서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자사 모델인 소녀시대 텀블러를 증정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는 업체는 아직까지 드문 실정이다. 5000원이라는 가격에 대응할 보다 더 강력한 방편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치킨집 주인은 이와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참 닭 값이 올랐을 때 5000~5700원 정도였고 지금은 4300~4800원대, 18L통에 들어가는 기름이 3통이 들어가는데, 대충 5~6일에 한번 꼴로 기름을 갈기 때문에 5~6일에 11만7000원이 들고, 닭을 튀길 때 쓰이는 파우더 2종류는 6만원 정도인데 3일 정도 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밖에 치킨 포장박스 330원, 무 한통 300원, 콜라 500mL 650원, 소스 500원, 소금 담는 비닐 5원, 비닐봉지 장당 45원 등이 꼭 들어가야 하는 원가이고 가게 임차료,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배달비, 인건비도 추가된다"며 동네 치킨집의 원가를 공개해 롯데마트가 비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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