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뜨거운 '치킨' 차가운 '주가'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0.12.10 12:37

롯데쇼핑·신세계 주가↘…"할인점 성장성 한계…돌파구 필요"

'이마트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 치킨' 논란이 뜨겁다.

1만2000원 피자와 5000원 치킨에 소비자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롯데쇼핑(롯데마트) 주가는 10일 장중 2% 넘게 하락했고 신세계도 2.7%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3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상승장에 동참했지만 최근 유통 대표주자인 두 종목의 주가는 저조하다. 신세계는 지난달 26일(58만4000원) 이후 4% 하락하며 코스피수익률(4.5%)을 8.5%포인트 밑돌고 있고, 롯데쇼핑도 5% 떨어져 시장성적에 9.5%포인트 못미친다.

증시전문가들은 '영세상권 침해'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할인점들의 영업행태에 대해서는 가치판단 영역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시장 포화에 따른 절박함이 할인점들의 최근 영업 변화에 묻어난다고 분석했다. 곳곳에 들어찬 할인점들로 시장 성장이 한계에 달하면서 매장이나 상품구성을 바꿔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저렴한 가격에 파는 치킨이나 피자는 미미한 부분으로 당장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소비자는 계속 다른 형태의 플랫폼을 원하고 할인점들은 상품이나 매장 구성을 바꿔하며 고객들의 소비 동선을 만들어 내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마트가 경기도 용인 구성점을 창고형으로 바꿔 '신라면' 1개를 300원에 팔고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복합쇼핑몰 등으로 얼굴을 바꾸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할인점의 본래 취지는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지만 국내 시장 포화가 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경쟁을 불러왔다"며 "1위업체인 이마트가 '피자'로 포문을 연 만큼 다른 할인점들도 유사한 방식의 영업 변화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영업형태 변화를 꾀하고 있는 할인점 1위업체 신세계의 지난달 실적은 저조하다. 11월 영업이익은 7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이마트 매출이익률은 하락하고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11월 매출이익률은 24.2%로, 전년동월대비 1%포인트 낮아졌고 개점 17주년 행사로 가전상품 등 저마진 상품군의 매출비중이 늘었다.

증권업계는 신세계의 부진한 영업이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호조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는데 과도한 행사와 일회성 요인도 있지만, 이마트의 매출이익률 하락폭이 크다"고 말했다. 이익 증가 수준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 어렵고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에 대해 "경기회복세가 진행되면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있고 주가 상승도 가능하겠지만, 성장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양적·질적 변화를 통한 기존과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할인점 등 유통주의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물가 압박 우려도 크다.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오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기대하기 힘들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미 유통주들이 9~11월 많이 올라 주가수익배율(PER)이 역사적 고점인 13~15배 수준까지 왔다"며 "내년 거시경제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 이익이 얼마나 더 늘 것인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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